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이자 장사’ 비판을 받는 은행권을 향해 가산금리 체계를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주된 수익원인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은행권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권 부위원장은 1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영업점에서 열린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 시행 첫날 제도 점검 행사’에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권만 예대마진 기반의 높은 수익성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예대금리 차가 지속된다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대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금융권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권 부위원장은 “(예대마진 비판에 대해) 금융권이 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예대금리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금융권 스스로 가산금리 수준이나 체계를 살펴봐 달라”고 했다. 은행권을 향해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 생산적 분야로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압박도 했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의 이익 기반인 예대금리 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예대금리 차가 클수록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아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7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취급한 가계대출 예대금리 차는 1.41~1.54%포인트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예대금리 차(1.54%포인트)는 이 수치를 은행연합회에 공시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신한은행(1.50%포인트)과 하나은행(1.42%포인트) 역시 역대 최고치에 육박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따라 대출금리가 묶여 있는 사이 예금금리는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