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이준석, 손 맞잡고 함박웃음…연대설 솔솔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5-09-01 15:02
수정 2025-09-01 15:12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 참석한 한 행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만나 매우 반가운 표정을 짓는 모습이 화제다. 강경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로 꼽히는 장 대표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축출당한 이 대표의 만남은 정치권에 '연대설'을 지폈다.

총선, 대선 등 굵직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이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다. 이 대표는 1일 한경닷컴에 " '단기적' 연대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장동혁호 국민의힘의 전망에 대해 "예전에 장동혁 의원을 보궐선거에 공천한 적이 있는데, 공천하기 전에 지역사정에 정통한 누군가에게 어떤 인사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며 "거두절미하고 '용꿈 꿀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아마 전당대회의 국면에서 강경 보수층에게 어필하는 행보를 했지만, 상당히 중도적인 포지션을 잡기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도부가 극단을 지양하면서 중도를 지향할 경우 연대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해 항상 누군가가 직을 맡으면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없이 지켜보고 평가하려고 한다. 장 대표가 초기의 동력을 바탕으로 어디까지 가운데로 올 수 있는지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민의힘이 아무리 중도화를 하더라도 계엄에 대한 입장에 있어서는 당내의 무게중심이 반탄에 있다는 점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연대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8월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MFR) 2025 트럼피즘 향방과 대한민국의 선택' 국제 포럼에서 만나 반갑게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한 장의 사진이 추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 내지 합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보수 진영 내 정치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인연도 재조명됐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이던 2022년 5월 재보궐선거 당시 충남 보령·서천 지역구에 장 대표를 공천한 인물이다. 2020년까지 판사로 근무하던 장 대표는 이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 대표가 국회 입성을 꿈꾸던 장 대표에게 사실상 금배지를 안겨줬던 셈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 사무총장으로 개혁신당에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연대설에 불이 붙은 배경으로는 이 대표가 장 대표 선출을 두고 "국민의힘을 쇄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계기"라고 이례적으로 호평한 점, 강성 반탄파인 장 대표가 '중도 클릭'을 시작한 점 등도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26일 페이스북에 장 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며 "앞으로 국정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국민 앞에서 건전하게 경쟁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시길 기대한다"며 "서로 다른 길을 걷더라도 정치가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대의는 공유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사회를 분열시키는 극단과 퇴행적 행태와는 단호한 단절을 기대한다"며 장 대표의 정치적 성향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덧붙였지만, "국민의힘이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당을 쇄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계기"라고 전격적인 호평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장 대표도 '중도'를 언급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특히 '이준석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김도읍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다시 임명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원칙 있는 통합을 말씀드렸지만 우선 107명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게 최선이란 말씀도 드렸다"며 "그런 의미에서 당직은 먹기 편한 초밥을 만드는 것보다 큰 주먹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인선을 해 나가겠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