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월 첫째 주(9월 1~5일) 박스권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정기국회에서 정책 모멘텀이 다시 커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고용·물가 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월 마지막주 0.55% 상승한 3186.01로 8월 거래를 마쳤다. 불확실성이 컸던 한·미 정상회담이 무난하게 마무리됐고,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는데도 지수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 이후 코스피는 조정받거나 추가 상승할 동력을 찾지 못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선 업종별·종목별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환매 장세는 새로운 수급이 유입되지 않을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증시 안에 있는 자금이 여러 업종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종목·업종별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지수는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주에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날 동력이 될 법한 이벤트가 없지는 않다. 국내에서는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미국에서는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3000~3300을 제시했다.
우선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세 번째 상법 개정안에 관심이 쏠린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주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자사주 의무소각을 담은 상법의 통과 여부, 세법 개정안 논의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정환 연구원은 “정부의 행정력이 집중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종료되고 관세협상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다시 국내 정책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다”며 “9월에는 정부가 공약한 정책이 조금씩 가시화되면서 정책 기대감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8월 고용·물가 지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음달 17일(현지시간) 종료되는 미 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다음달 5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의 내용에 두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도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등 분분한 해석이 나오는 게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연구원은 “7월과 8월은 계절적으로 고용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고용 데이터가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 Fed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확대에 따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나 바이오 섹터 등 성장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다음달 2일과 4일에는 각각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미국의 경기상황과 물가, 고용, 사업 전망을 기업들에게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관세 정책의 영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65배로, 최근 3년 평균(10.26배)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과열 국면이 완화됐다”며 “다음주 증시 힘겨루기 상황에서 코스피가 3100선을 밑돈다면 주식비중을 확대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