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속에 강릉 시민들의 물 절약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 식당이 영업 시간을 줄여 동참을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은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28일 기준 15.9%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강릉 지역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수원지로, 저수율 15%에 도달하면 계량기 75% 잠금 조처가 시행된다. 이미 지난 20일부터는 계량기 50% 제한급수가 시작됐으며, 소방차 동원 급수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뷔페식당이 지역 온라인 카페에 오는 9월 6일까지 저녁 영업을 중단하고 점심만 운영하겠다고 공지했다. 식당 측은 "강릉시민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해서 잠시나마 저녁 영업은 중단하려고 한다"며 "코로나 때도 제대로 운영 못 했는데 많은 분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잘 버텼다. 일주일 내내 고민하다 결정하고 나니 오히려 후련하다"고 밝혔다.
이에 "생업을 희생한 용기 있는 결정", "시민 응원에 대박 나길 바란다" 등 응원이 쏟아졌으나, 식당 측은 "박수까지 받을 일 아니라 부끄럽다. 전혀 대단하지 않다. 칭찬받을 일 아니지만 좋게 봐주시니 잘했다 싶다"고 답했다.
한편 물 절약 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호응과 달리, 호텔·리조트 등 대형 숙박업소의 대응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호텔은 인피니티풀 운영 중단, 사우나 휴장 등의 절수 대책을 내놨지만 "성수기 장사 다 끝내고 생색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시민들은 직접 1인 시위를 벌이며 대형 숙박업소의 강제 절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강릉시 대한숙박업중앙회는 400여개 회원에게 상수도 수압 조절, 객실 내 변기·세면기·샤워기 등에 대한 수압 조절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