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내다 팔았다"…'세계 최고 수익률' 큰손의 고백

입력 2025-08-29 15:42
수정 2025-08-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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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국부펀드가 향후 10년 동안 유럽 주식이 미국 주식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뉴질랜드 국부펀드인 슈퍼펀드(운용 규모 약 440억달러)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브래드 던스턴과 윌 굿윈은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증시가 펀드 내 가장 큰 '비중 확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던스턴 CIO는 “최근 우리는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유럽 주식을 늘렸다"며 “이는 순전히 밸류에이션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선호도는 10년 단위의 전망을 바탕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6월 말 기준 슈퍼펀드는 유럽 주식 비중을 2% 확대하는 대신, 미국 주식 비중은 3.5% 축소했다. 이들은 유럽 주식(유럽 Stoxx600 지수 기준)이 현재 적정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는 반면, 미국 주식은 고평가돼 있으며 향후 10년 안에 이 프리미엄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던스턴 CIO는 “미국 금리 전망을 고려할 때 현재 PER(주가수익비율) 27.5배 수준인 미국 증시는 과대평가돼 있다”며 "반면 유럽 증시는 약 1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S&P500 지수는 총수익 기준 310% 이상 상승하며 115% 상승한 Stoxx600 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FT는 이번 뉴질랜드 슈퍼펀드의 행보에 대해 “일부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이 미국 증시의 장기 전망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데이터 플랫폼 글로벌SWF에 따르면, 뉴질랜드 슈퍼펀드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국부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올렸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