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약 400만원가량 하는 산후조리원 비용을 두고 출산 후 아내가 집에서 조리하길 바란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임신 6주 차 아내와 다퉜다는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아내가 2주에 400만원 이상 들어가는 산후조리원을 예약하자고 해서 미치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무원 부부라 월급이 빠듯하다. 대출금 갚고 생활비 쓰고 나면 저축하는 돈도 거의 없는데 2주에 400만원은 좀 과소비 같다"며 "아내 주변에서는 다 산후조리원 가라고 난리인데 진짜 필요하냐"고 물었다. 이어 "몇백만원 쓰면서 누워만 있는 건데 마사지 받고 음식 갖다준다고 이 돈을 받는 건 너무 폭리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아내는 체력 회복도 중요하고 아기 돌보기 편하니까 꼭 가야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내가 보기엔 그냥 호강하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싶다"며 "요즘은 남자도 출산휴가 20일 줘서 내가 충분히 케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산후조리원 말고 집에서 쉬면서 체력 회복하라고 아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냐"고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2주에 400만원이면 싼 거다. 그 돈이 아깝다면 2세를 낳지 말라", "서울 살면 산후조리원 바우처와 ‘첫만남이용권’ 등으로 일부 지원받을 수 있다", "아내 고생했는데 그 정도도 못 해주냐"며 A씨를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한 번에 몇백만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산후조리원 비용이 비싸게 느껴지는 건 사실" 등 남편의 입장에 공감하는 반응도 있었다. 일부는 "비싸긴 해도 회복과 신생아 케어를 고려하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산모 32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모들이 산후조리를 위해 선택한 장소(중복 응답)는 조리원(85.5%), 본인 집(84.2%), 친정(11.2%), 시가(1.0%) 순으로 나타났다. 지출 비용은 평균 286만5000원으로, 2018년 220만7000원에서 6년 만에 29.8% 증가했다. 서울의 평균 가격은 433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장 비싼 강남구 A 산후조리원은 특실 2주 비용이 무려 4020만원에 달했다. 객실에 개인 정원이 딸려 있고, 각 진료 과목별 전문의가 상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전북 군산 D 조리원은 일반실 120만원, 경북 구미 E 조리원은 특실 154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