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휴머노이드 관절' 만든다

입력 2025-08-27 17:32
수정 2025-08-28 01:18
현대모비스가 로봇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수적인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엑추에이터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자동차 부품회사로서 ‘해 오던 것(자동차 전자장치·디스플레이)은 더 잘하면서 안 하던 것(로보틱스)도 새로 하겠다’는 전략이다. 로봇 공장 설립을 최근 밝힌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로봇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로봇 관절 모터 만들 것”
현대모비스는 2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연 3만 대 규모의 로봇 공장 설립 추진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로보틱스 액추에이터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되는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고 위치를 조절하는 구동 장치로, 자동차의 전자식 조향 장치 구성과 비슷하다. 자동차 부품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로보틱스 분야 사업 기회를 모색해 온 현대모비스가 액추에이터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기로 한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추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2년 400억달러(약 55조9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큰 시장이다. 현대모비스는 로봇 액추에이터를 시작으로 센서와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영역으로 로보틱스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와 전기자동차 구동 시스템의 성능 및 원가를 좌우하는 전력 반도체의 설계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외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 “매년 매출 8% 늘릴 것”현대모비스는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와 공동 개발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를 2029년께 출시하는 등 기존 시장에선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등 정보를 차량 전면 유리에 파노라마처럼 띄우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미래차의 모습이 될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관련해서는 전기·전자 제어 솔루션 역량을 토대로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 플랫폼을 개발해 2028년 이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열 전이 차단 배터리 시스템 등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많이 팔아 수익성을 키우기 위해 제품군도 첨단 모빌리티 부품 위주로 재편하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 수주를 확대해 10% 안팎인 비(非)현대차그룹 계열사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높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매출을 매년 8% 이상 늘리고, 영업이익률도 5~6%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5.4%로, 2023년(3.9%)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미래 핵심 제품 중심으로 투자와 연구개발 인원 등 자원을 집중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