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보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을 위해 현지인에게 직접 추천받은 맛집을 한데 모았습니다. 인기 메뉴부터 이용 꿀팁까지, 발품 팔아 수집한 알짜배기 정보를 공개합니다.
산과 강, 들이 선물한 풍부한 식자재의 보고 청주. 소백산맥 품에서 자란 버섯, 남한강과 금강이 길러낸 수산물, 그리고 땅에서 자란 신선한 육류까지. 이렇듯 다채로운 재료가 모여 청주만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은 밥상을 만들어낸다. 짜글이 본고장의 맛, 백송식당
한국인에게 익숙한 '짜글이'의 고향이 청주라는 사실을 아는지. 찌개도 볶음도 아닌 이 독특한 요리는 ‘자글자글’ 끓는 소리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고춧가루로 양념한 돼지고기에 버섯, 대파 등을 넣고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 때까지 끓여낸다.
짜글이의 정석을 찾는다면 옥산면의 백송식당을 추천한다. 청주 중심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특유의 중독성 강한 맛을 찾는 현지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의 짜글이에는 고기 못지않게 풍미 좋은 느타리버섯이 듬뿍 들어간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상추에 고기, 버섯, 마늘, 쌈장을 올려 먹다가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면 밥을 비벼 먹는다. 쌈은 테이블당 한 번만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 마카롱 덕후 성지, 비올라전국 '빵지순례' 리스트에서 청주를 빼놓을 수 없다. 디저트 마니아 사이에서 '인생 마카롱집'으로 불리는 비올라도 그중 하나다. 소금 바닐라, 풋사과 망고, 바닐라 크림브륄레, 피넛 마카다미아, 통 헤이즐넛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마카롱이 가득해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비올라를 전국에 알린 건 바로 꼬끄의 쫀득한 완성도. 불쾌하게 늘어붙는 식감이 아닌, 씹을수록 부드럽게 녹아드는 질감이 인상적이다.
커피 역시 수준급이다. 과일 향과 산미가 매력적인 원두부터 묵직한 바디감의 원두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갖춰 어떤 마카롱과도 무난하게 어울린다. 녹진한 들깨 국물이 매력적인 개신동해장국
하루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진한 풍미의 해장국을 맛볼 수 있는 집. 뜨끈한 한 끼를 찾는 로컬 주민들로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늘 붐빈다.
향긋한 들깨가 넉넉히 들어간 내장탕이 대표 메뉴. 꾸덕한 국물과 고소한 내장이 어우러져 속을 든든히 채워준다. 꼬들꼬들한 양을 중심으로 소 내장이 가득해 씹는 맛이 특히 좋다.
다진 마늘 소스에 내장을 찍어 먹거나 취향에 따라 고추기름 또는 매콤한 양념장을 더해 얼큰하게 즐겨도 좋다. 안주로도 손색없는 소머리 수육은 얇게 저며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인다. 파를 듬뿍 올려 먹으면 더욱 맛있다. 현지인 Pick, 봉용불고기청주 출신 지인들에게 맛집을 묻자 열이면 열 빼놓지 않고 봉용불고기를 꼽았다. 간장삼겹살이 청주에서 시작됐다는 설을 방증하듯, 이곳의 돼지고기 역시 간장양념을 기본으로 한다.
우선 불판에 돼지고기를 올린 뒤 양념을 부어 센 불에 볶는다. 90% 정도 익었을 때 파절이를 얹어 고기와 함께 볶아내면 완성.
인원대로 파절이 접시가 제공되는데, 한번에 넣기보다는 조금씩 더해가며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파절이와 마늘을 곁들여 볶아 먹는 독특한 방식이 먹는 재미를 더하고, 새콤달콤한 간장양념이 입맛을 제대로 돋운다. 청주 50년 터줏대감, 평양면옥오랜 시간 청주 골목을 지켜온 50년 노포. 아버지의 손맛을 이어받은 현 사장님이 전통 비법을 고스란히 담은 이북식 요리를 선보인다.
소고기와 사골, 각종 뼈를 부위별로 2~10시간까지 푹 고아내 깊고 진한 육수가 포인트다. 평소 담백한 냉면에 익숙한 이라면 이 집 육수의 진한 색과 맛에 놀랄 정도다. 평양냉면 입문자에게는 심심하지도, 과하지도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평양면옥의 만두는 매일 손으로 직접 빚어낸다. 쫀득한 만두피와담백한 속이 잘 어울린다. 조기 소진 시 주문이 어려울 만큼 인기다. 든든한 한 끼를 완성하고 싶다면 녹두전도 함께 곁들일만 하다. 피자처럼 도톰하게 부쳐내 고소한 향과 포슬포슬한 식감을 살렸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당길 땐, 로지토라청주에서 분위기 좋은 이자카야를 찾는다면 로지토라가 정답이다. 신선한 회도 맛있지만, 단연 눈에 띄는 메뉴는 '안키모 호소마끼'.
박고지를 넣어 만든 한입 크기의 김밥 위에 부드럽게 양념한 아귀 간을 듬뿍 올려낸다. 겉은 토치로 살짝 그을려 은은한 불향을 더했다. 와사비를 얹어 먹으면 고소함과 감칠맛이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안키모는 해물토마토스튜와 궁합이 좋다. 살짝 느끼해질 즈음 매콤한 국물이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준다. 버터에 살짝 구운 바게트는 매콤한 스튜와도 어울리고, 아귀 간을 얹어 먹으면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예술의 도시' 청주의 중심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자리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처음으로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이란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개최되는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무대이기도하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도자, 목칠, 섬유, 금속 등 공예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국제 종합 예술 행사다. 올해는 '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를 주제로 전시, 국제 학술 행사, 체험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