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기업 인수 검토했지만 무산…"위험 감수할 의지 없나"

입력 2025-08-27 11:16
수정 2025-08-27 11:17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애플이 프랑스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인 미스트랄AI와 검색 AI 개발사 퍼플렉시티 인수를 검토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내부 개발을 중시하는 애플의 기업 문화가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에디 큐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두 회사의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큐 부사장은 2014년 음향기기 브랜드 비츠일렉트로닉스를 30억달러 인수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과거 테슬라, 넷플릭스 등의 인수도 경영진에 제안했으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일축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스트랄AI와 퍼플렉시티 인수 안건도 경영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대규모 인수에 부정적인 애플의 기조 때문이다. 애플은 데이터레이블링 기업 스케일AI를 143억달러에 인수한 메타, AI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의 핵심 인재들을 24억달러에 영입한 구글 등과 달리 소규모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지난 2분기 기준 1330억달러로 메타의 2배 수준이다. 애플 전 이사였던 맷 머피 멘로벤처스 파트너는 "애플이 그 정도 시가총액을 가지고도 AI 분야에서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아직 없다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에 인수된 소규모 기업들도 내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 한 직원은 "애플에 인수된 후 답답함을 느낀 한 AI 스타트업 창업자가 베스팅(피인수된 기업의 임원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끝날 때까지 시계만 쳐다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애플이 '더 넓은 소비자층'을 미끼로 스타트업들을 유혹하지만 정작 이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내달 9일 애플이 공개하는 아이폰17 시리즈에 쏠린다. 애플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새 시리즈를 발표한다. 아이폰 기본 모델 화면이 6.1인치에서 6.3인치로 커지고, 디스플레이 주사율(1초에 화면이 갱신되는 햇수)도 기존 60Hz에서 120Hz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아울러 애플은 기존 아이폰 플러스를 대신해 초슬림형 휴대폰인 아이폰 에어를 내놓을 예정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