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남부 내륙 애리조나에 거대한 모래폭풍이 덮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공항 건물 일부도 파손돼 항공편도 지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애리조나주의 대도시 피닉스 일대에 '하부브'로 불리는 거대한 모래폭풍이 덮쳤다. 하부브의 등장으로 애리조나주립대학과 피닉스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에서는 종말론적인 장면도 포착됐다는 반응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는 하부브가 남서부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평평하고 건조한 지역에서 강한 뇌우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보통 갑자기 발생해 시야를 크게 가릴 수 있다.
애리조나주의 한 여성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래폭풍이 몰아쳤을 당시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 중이었다"며 "손을 바깥에 내밀어도 얼굴 앞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며 "먼지 맛이 느껴졌고, 차가 흔들리고, 바람도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력한 모래폭풍이 피닉스 도시를 뒤덮으면서 공항 터미널 지붕 일부가 파손됐고, 200건 이상 여객기가 지연됐다. 또한 1만5000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강풍으로 교통 표지판이 도로 위로 쓰러지고, 나무가 집 위로 꺾이면서 피해를 본 곳도 있었다. 피닉스 인근 길버트에 사는 은퇴한 대학교수 리처드 필리는 CBS에 "미세먼지가 모든 작은 틈새와 틈으로 집안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인근 네바다의 버닝맨 페스티벌 개막에 모인 시민들도 모래 폭풍이 몰아치면서 피해를 봤다. 최대 시속 80km의 돌풍이 캠퍼들의 텐트와 이동식 화장실을 무너뜨렸다. 주최 측은 "강풍 속에 건물과 소지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면 운전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