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동혁 국힘 대표, 대여 투쟁 넘어 새 비전으로 당 혁신해야

입력 2025-08-26 17:39
수정 2025-08-27 06:41
장동혁 의원이 대선에서 만만찮은 득표력을 보여준 김문수 후보를 꺾고 국민의힘 새 대표에 뽑혔다. 50.27% 대 49.73%의 신승이지만 김 후보의 높은 지명도를 감안하면 파란이라고 부를 만한 결과다. 50대 중반 재선 의원 선택은 세대교체와 변화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높은 여망 반영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에게는 무기력으로 빠져든 ‘보수정당 재건’이라는 힘든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악화일로로 내달린 탓에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해법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집권 능력이 있는 정당인가’라는 근본적 회의를 받는 게 국민의힘이 맞닥뜨린 냉엄한 현주소다. 보수 정당을 자처하는 국민의힘이 든든하게 자리 잡아야 대한민국호의 보수와 진보 양 날개 비행도 가능해진다.

찬탄파와 반탄파 대립 속에 가장 선명한 반탄 기치를 내걸고 당선됐다는 태생적 한계도 버거운 과제다. 장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대여투쟁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싸우지 않는 자, 배지를 떼라’는 강한 메시지를 반복했다. 물론 저간의 사정을 보면 일견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인권·적법 절차 논란이 적잖았고 특검 수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적할 만큼 거친 게 사실이다.

여당 대표는 ‘국힘 해산’을 공언 중이지만 이제 한국 보수 대표 정당의 대표로서 감정적 정서적 반응보다 품격과 대안의 정치를 고민할 때다.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말한 당선 일성부터 재고해야 한다. 국민 선택으로 출범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해서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대여 투쟁보다 우선순위를 둘 일은 보수 정치의 비전 제시다. 지난 대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에 목소리 높여 반대했을 뿐 자신만의 해법 제시에 소홀했다. 상대가 먹사니즘을 앞세워 보수표를 끌어가는데도 모호한 이념·정책·가치로 일관했다. ‘뭐 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는 정체성 비판이 나온 이유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비전 제시가 없다면 국민 신뢰 회복은 요원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