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교회 급습·미군기지 정보 빼내"…특검 '과잉수사' 논란

입력 2025-08-26 17:33
수정 2025-08-27 01: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교회 급습’ ‘미군기지 압수수색’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특검팀 수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팀은 필요한 수사를 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수사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2시간40분 전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서도 “한국의 새 정부가 최근 며칠 동안 교회에 대해 매우 악랄한 급습을 벌이고, 심지어 우리 군사기지까지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특검팀 수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해병대원 특검팀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극동방송을 압수수색했다. 내란·외환의혹 특검팀은 한국 공군과 미군이 함께 운영하는 오산 공군기지 내 중앙방공통제소를 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혹시 그 특검이 정신이상자 잭 스미스 아니냐” “미국에서 데려간 것 아니냐. 그는 병든 사람”이라고 했다. 잭 스미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이끈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이라며 상황을 무마했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대목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의 정치 보복성 수사를 잭 스미스에 빗대는 뼈 있는 농담에 이어 해당 이슈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말을 재차 언급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무도한 정치 상황이 우리 국익에 해가 될 수 있음이 암시된 것”이라고 썼다. 해병대원 특검은 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법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