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새 대표 '강성 반탄' 장동혁 "李 정권 끌어내릴 것"

입력 2025-08-26 17:35
수정 2025-08-27 01:20

국민의힘 새 대표에 반탄(탄핵반대)파 장동혁 후보(충남 보령·서천, 재선)가 선출됐다. 함께 결선에 오른 김문수 후보는 0.54%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다. 강성 지지층의 선택을 받은 장 신임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대여 투쟁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민심과 더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성 지지층 결집이 표심 갈라26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 투표 결과에 따르면 장 후보는 선거인단(당원) 투표 18만5401표, 여론조사 3만4901표(39.82%)를 받아 합산 22만301표로 대표로 뽑혔다. 김 후보는 당원 투표 16만5189표, 여론조사 5만2746표(60.18%)로 민심에서는 앞섰지만 당심에서 큰 차로 밀렸다. 지난 24~25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는 당원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가 반영됐다.

같은 반탄파 간 경쟁에서 장 후보가 승기를 거머쥔 것은 강성 당원들이 결집한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지난해 ‘한동훈 체제’에서 사무총장과 수석최고위원을 지냈다. 비상계엄 이후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 친한(한동훈)계와 정치적 노선을 달리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선거 막판 장 후보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옹호하는 등 ‘우클릭’했고, 김 후보는 친한계를 포용하는 전략을 썼다”며 “국민의힘을 향한 특검이 진행되면서 강성 지지층이 적극 투표에 참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씨를 포함해 ‘윤어게인’을 외친 보수 유튜버의 영향력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직도 없이 선거를 치러낼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접견 계획을 묻자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겨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지키겠다”고 답했다. ◇여야 강 대 강 대치 이어갈 듯양당 지도부가 모두 강성으로 채워지면서 정국이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흐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선출 직후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 “계엄해제 표결 방해가 확인되면 국민의힘 해산이 가능하다” 등의 강성 발언을 내놨다.

장 대표 역시 수락 연설에서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또 “만나고 악수하고 테이블에 앉는 게 정치 협상은 아니다”며 “진정한 협치, 협상이 이뤄지려면 힘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했다. 형식적인 협치보다는 우선 대여 투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다음달 3대 특검(내란, 김건희, 해병대원) 연장 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의 처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옛 주류와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찬탄파 간 내홍이 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원내 107명이 하나로 뭉쳐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과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선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우선 탈당하지 않고 당 운영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지나치게 극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 대표가 당권을 잡기는 했지만 투표 결과만 봐도 당심과 민심은 상당히 괴리돼 있다”며 “내년 선거까지 강성 지지층만 겨냥하는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중도 민심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소람/이슬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