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투자해서 300억"…매출 900% 폭등 '대반전' 쓴 회사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5-09-21 07:00
수정 2025-09-21 07:48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1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인도네시아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D뱅킹 솔루션(해외 디지털 금융 서비스)’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금융 시장을 공략해 디지털 금융 영토를 확장하겠습니다.”

조철한 더즌 대표(1975년생)는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신성장동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더즌은 국내 최초 은행권 펌뱅킹 이중화 기술을 개발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65 B동 16, 22층에 있다. 조 대표의 인터뷰는 상장 이후 처음이다.

주요 서비스인 디지털 뱅킹 솔루션은 고객사의 자금 업무 효율 개선을 위해 이용되는 전자금융 솔루션이다. 온라인 쇼핑몰, 핀테크 플랫폼, 카드사, 보험사 등 대량의 지급 거래가 발생하는 기업에서 활용되고 있고 세부적으로는 펌뱅킹과 가상계좌 및 부가서비스로 구분 가능하다. 특히 D뱅킹 솔루션은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연내 서비스 공급 계약 체결 및 최초 거래 발생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펌뱅킹이란 은행과 이용기관의 전산망을 직접 연동해 자금 이체 업무를 자동화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면 카카오페이로 송금을 하려면 예금주 조회 서비스와 계좌 출금 서비스, 입금 서비스 3단계로 이뤄지는데 고객과 카카오페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더즌이 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페이가 직접 운영하면 인력 운용 측면에서 비용과 시간이 상당 부분 들기 때문에 더즌 같은 회사에 맡기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서비스인만큼 안정성을 위해 쿠콘·헥토파이낸셜·하이픈 4곳이 경쟁하고 있다. 이중화 기술 개발 배경엔 업체가 한 곳일 경우 장애가 생기면 카카오페이의 영업적·재무적 손실이 발생하는데 더즌이나 쿠콘 같은 2개의 사업자를 통하면 한 곳이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곳에서 금융 거래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펌뱅킹 및 가상계좌 서비스와 연계해 예금주 조회, 점유인증, ARS 인증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즌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별과 금액별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데 공장처럼 대형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송금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2022년 1분기 5824억원에서 작년 1분기 8881억원까지 52.49% 증가했다. 결제 형태별 비중도 2019년 실물카드 61.4%, 모바일기기 38.6%에서 2023년 모바일기기가 50.5%로 실물카드(49.5%)를 첫 역전해 더즌의 먹거리가 많아지고 있다.
“디뱅킹 솔루션으로 동남아 은행 공략 강화” 특히 2대 주주인 카카오페이와 전략적 우호 관계다. 강력한 협업 관계를 바탕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를 달성하고 있고 금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크로스보더 자금관리, 무인환전 키오스크, 아파트 ERP(전사적 자원 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출 비교 서비스 제공 플랫폼은 카카오·네이버·토스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인 3강 구도다. 대출 비교 서비스 구조를 살피면 카카오톡 이용자가 대출 정보 조회를 요청하면 더즌이 이를 데이터로 변환하고 은행에 대출 정보 조회 요청을 한다. 이후 은행이 대출 조건 정보 전달을 하면 이를 카카오페이에 전달하는 식이다. 처리한 대출 조회 건수에 비례해 더즌이 수수료를 받는다.

간편송금과 간편결제, 대출 비교, 알림톡 수신, 인터넷 결제 및 배송, 전자문서 등 사실상 데이터로 연결된 일상 속 모든 영역에서 더즌이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국내 모든 시중은행과 각종 금융사를 고객으로 보유했다. SK텔레콤·KT·KG이니시스·NHN KCP 등의 기업과도 가상계좌 발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가상계좌 서비스는 가상계좌를 통한 대금 납부 및 결제 수단을 더즌이 제공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인 D뱅킹 솔루션 사업을 동남아 은행 위주로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인도네시아 은행이 약 150곳 정도인데, 가상계좌 도입이 안 된 곳들이 140곳이라 향후 릴레이 계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30여 곳과 사업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어 신시장 개척 기대감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은행들보다 마진이 높아 외화벌이 효자가 될 수 있다.
“무인 환전 키오스크, 외국인 이용 플랫폼으로 진화”조 대표는 “IT 선진국인 한국의 경우 은행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디지털 뱅킹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동남아 은행들은 수십억원씩 투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며 “디뱅킹 솔루션 제공으로 시장 선점 시 서비스 이용에 대한 중개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자신했다. 디뱅킹 솔루션 개발에만 4년이 걸렸는데 신시장 개척으로 매출 퀀텀점프를 기대하고 있다.

또 “환전 키오스크 사업의 경우 국내 최초로 택스 리펀드(부가세 환급) 서비스를 도입하고 올리브영·다이소·CU·GS25의 상품권 판매를 시작했다”며 “추가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대상 티켓 판매와 광고 등을 접목해 외국인 이용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당 2000만원 정도인 환전 키오스크로 여러 상품권 구매가 가능하게 한 후 중개 수수료 등을 더 챙긴다는 것이다. KT와 유명 관광지에 기기를 깔고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환전 키오스크 사업은 연간 누적 거래금액 500억원을 단기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은 2021년 97만명으로 바닥을 찍었다가 작년 1637만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1750만명과 육박해 환전 키오스크 사업이 활황을 띨 수 있다. 사측은 카지노와 리조트 등 관광객 밀집 지역 위주로 전국 200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 키울 것…오픈에셋에 50억 투자”특히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키우기 위해 발행사인 오픈에셋에 50억원을 투자했다”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가 본격화될 시, 중간 다리 역할을 통한 중개 정산 수수료 수입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보안이 검증된 시스템을 통해 △서로 다른 스테이블코인간 교환 △발행사와 유통사간 중계 △법정통화로의 전환 및 정산 등을 처리함으로써 수수료를 가져간다는 셈이다.
다양한 금융 네트워크 사업으로 실적 질주 중이다. 2020년 매출 60억원, 영업이익 19억원에서 작년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945%·426.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2.35%에서 16%로 사실상 반토막 났는데 이익의 질을 높이는 게 숙제다.

키움증권은 올해 매출 75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전망했다. 2017년 11월 설립 이후 매년 영업이익 신기록인데 작년에만 인력 채용과 일부 부실 고객 구조조정으로 역성장했다. 조 대표는 신사업 다각화로 2027년 영업이익 최소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산 배당 적극 검토…향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주가 또한 거침없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5130원으로 공모가(원래 공모가 9000원/2대 1무상증자 반영 시 3000원) 대비 71% 올랐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6월 중간 배당을 실시했고 올해 결산 배당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사측은 현재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시너지가 나는 기업이 있다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겠다”고 강조했다.

총 주식 수는 7171만3409주로 조 대표(지분 48.71%)외 특수관계인 5인이 지분 55.4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카카오페이가 지분 8.29%를 보유하고 있는데 창업 초기 5억원 정도를 투자해 현재 평가액만 305억원에 달한다. 8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는 3만2516명 있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008억원, 유형자산 32억원 있다. 부채비율 101.3%, 자본유보율 861%다.
카카오페이의 인수 가능성 여부에…“절대 그럴 일 없다”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400% 수준인 것이다. 최근 5년간 흑자 경영도 인상적이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새로운 결제 서비스 시장이 열리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상장 초기라 주가 변동성이 크고 금융사업 특성상 정부 정책 등으로 인한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한편 일부 유튜버들이 제기하는 카카오페이의 인수설에 대해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사측은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돈을 벌자마자 글로벌 사업에 계속 도전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과 고객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영업이익 500억원을 달성하면 시가총액 1조원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며 서비스 무한 확장으로 대형 기업을 꿈꾸고 있다.

2002년 부산 경성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조 대표는 같은 해 서울 온라인 교육업체 기획팀 사원으로 사회 첫발을 시작했다. 6개월 근무 후 전자책 회사로 몸을 옮겼는데 여기선 8개월 정도 근무했다. 이후 2004년 4월 헥토파이낸셜(구 세틀뱅크)에 입사해 14년간 근무했다. 이곳에서의 인적 네트워크가 금융 사업의 자산이 됐다.

2017년 11월 자본금 3억원으로 회사를 세웠는데 당시 1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했다. 고난과 역경을 묻자 “직원들이 우수해 서비스는 문제없었는데 첫 거래가 터지지 않아 답답했다”며 “1년 6개월 동안 손가락만 빨다가 가정이 있는 직원을 제외하곤 월급을 못 줄 때가 됐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겨우 월급을 다 주고 나니 바로 계약이 체결돼 그 뒤론 적자에 허덕이지 않아도 됐다”고 웃었다.

1792억원 주식 부자에게 젊은이들을 위한 인생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야 하며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일에 전문성과 자신감이 있다면 두려움 없이 나아가고 끝까지 끈기를 잃지 않는다면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어떻게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료들에게 커피나 밥 한 번 안 사고 계속 얻어먹으면서 자기 사치품 사는데 주저함이 없다면 결말이 안 좋단 얘기다. 동료들과 좋은 관계도 유지해야 뭔가 일이 안 풀릴 때 업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돈을 쫓아가면 멀어지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니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수년간 회사를 경영하며 조 대표 또한 수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작은 성과에도 감사하며 꾸준히 버텼고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단 배움의 과정으로 받아들여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다”며 “청춘이라면 현재의 실패와 불확실성을 두려워 말고 도전 속에서 스스로를 단단히 세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회사를 다섯 글자로 압축해 달라고 부탁하자 “리스크가뭐”라고 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끈기를 갖고 끝까지 해내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제2막1장”이라고 했다.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비롯해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 확장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1막에서 내실을 다지고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확립했다면 2막에서는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과 신성장 분야에서 새 가치를 창출하는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주주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잠재력을 믿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설립 7년 만에 회사를 상장시켰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실적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핀테크 업계 최초로 성공적인 B2B(기업간거래) 금융 서비스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키움증권 “크로스도버 정산 서비스 주목”…목표가 제시한 곳은 없어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금융사와 계좌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하게끔 돕는 더즌은 크로스보더 정산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며 “해외 직구 증가세에도 기존 외화 정산은 이용 기관이 은행별로 국내외 셀러에게 대금을 정산하는 만큼 효율화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즌의 크로스보더 정산 서비스는 외환 업무를 자동화했고 실시간 거래 모니터링이 가능해 다양한 통화를 이용하는 국내외 플랫폼 업체 대상으로 업무 효율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나온 증권사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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