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과 개’ 外 [이주의 책]

입력 2025-08-30 10:02
수정 2025-08-30 10:03

책방과 개
루스 쇼 지음│신정은 역│그림나무│1만8800원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는 “러시아 역사에서 예술가 딱 3명만 꼽는다면 톨스토이, 차이콥스키, 그리고 레핀”이라는 말을 남겼다. 두 사람의 이름은 귀에 익지만 레핀의 이름은 생경한 이가 많을 것 같다. 인물화가로 정평 나 있던 레핀은 수많은 명작을 남겼지만 그중에서 지금까지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으로 꼽히는 건 바로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유화다. 해변가에 서 있는 개 한 마리를 그린 이 그림이 눈길을 끄는 건 바로 제목 때문이다.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개는 인간과 함께한 역사가 가장 깊은 동물이다. 이제는 가축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또 하나의 가족, 삶의 반려로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세상 끝 책방 이야기’로 인생의 깊은 여운과 빛나는 순간을 전한 루스 쇼가 이번에는 다정한 책방 친구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이 책은 단순히 책방에 찾아오는 ‘개’들의 이야기만을 전하지는 않는다. 뉴질랜드 남섬 끝자락의 외딴 마을 마나포우리의 작은 책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동물과 인간 사이의 깊은 유대감, 삶의 역경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그리고 공동체의 따뜻함이 담겨 있다.

곽재선의 창
곽재선 지음│김영사│2만5000원

40년 한길을 걸어온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성찰의 힘. KG그룹 곽재선 회장의 경영 에세이 ‘곽재선의 창’이 출간됐다. 1985년 직원 네 명의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KG모빌리티, KG케미칼, KG이니시스, 이데일리 등 19개 가족사를 아우르며 KG그룹을 일군 곽재선 회장이 40년간의 기업 경영과 인생 여정을 통해 얻은 생각을 정리한 책 ‘곽재선의 창’을 출간했다. 처음 시작은 사내 임직원을 위한 칼럼이었다. 그러나 좋은 향이 멀리 퍼지듯 그의 글에 담긴 깊이와 통찰은 널리 소문이 났고 마침내 2025년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기에 이르렀다.

나의 투자술
기요하라 다쓰로 지음│김정환 역│이레미디어│2만5000원

‘나의 투자술’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주식 투자 입문서와 다르다. 이 책은 저자가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고,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회고록과도 같다. 그는 한때 직장인 신분으로 일본 부자 순위 1위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360억원을 세금으로 냈다. 일본 최대 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납세액을 훌쩍 넘은 기록이다. 그가 ‘내가 축적해온 헤지펀드 운용 노하우를 후계자에게 계승할 수 없다면 세상에 전부 까발리자’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백악관 말하기 수업
테리 수플랫 지음│정지현 역│현대지성│1만9900원

버락 오바마의 다양한 명연설이 탄생한 과정을 백악관 스피치라이터의 시선으로 상세히 보여주면서 무조건 통하는 말하기 기술을 안내한다. 그동안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오바마의 육성으로 듣는 말 잘하는 비밀인 셈이다. 연설문이 탄생하고 수정되는 과정이 담겨 있어 마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보듯 읽을 수 있다. 전 세계를 감동시킨 평범한 사람들의 사례도 함께 소개하면서 이 책의 내용이 대통령, 기업인 등 리더에게만 한정되어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며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의 본질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의 시대
이선민 지음│잇담북스│2만2000원

스테이블코인,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의 서막을 열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 이후 금융 시스템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암호화폐가 단순한 투기성 자산이라는 시각은 빠르게 퇴색하고 있으며 특히 가치의 안정성을 확보한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글로벌 금융 생태계 전반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통화 시스템의 대안이자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통화 전략과 규제 입법을 급속히 전개하는 중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