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임용 지원 검사 역대 최대…로펌 출구 막히자 법원으로

입력 2025-08-25 09:57
수정 2025-08-25 10:05


올해 법관임용 대상자 중 검사 출신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검찰 개혁이 본격화되면서 '검찰 엑시트(탈출)'가 가속화된 가운데 로펌 진출 문턱은 높아지자 검사들이 법원으로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은 25일 법조경력 5년 이상의 일반 법조경력자 153명이 법관인사위원회 최종심사를 통과해 대법관회의의 임명동의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다음달 8일까지 이들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대법관회의에서 최종 임명동의를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 법관임용 대상자는 검사 32명, 변호사 68명, 사내변호사 15명, 국선전담변호사 16명, 국가·공공기관 변호사 15명, 재판연구원 7명 등으로 구성됐다. 성별로는 남성 72명(47.1%), 여성 81명(52.9%)이다.

특히 검사 출신 32명은 지난해 14명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전체 153명 중 검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9%로, 지난해 12.6%(111명 중 14명)를 크게 웃돌았다.

2018년부터 '법조일원화' 정책으로 법관임용 자격요건이 법조경력 5년 이상으로 상향된 이후 검사 출신의 법원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20%대로 급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121명 중 13명(10.7%), 2022년 157명 중 11명(7.0%), 2020년 155명 중 15명(9.7%), 2019년 80명 중 7명(8.8%), 2018년 36명 중 4명(11.1%) 등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올해 검찰 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검사들의 이직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로펌 채용이 줄어들면서 검사들이 법관임용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법조인은 "검찰 내부 분위기 변화와 함께 로펌 진출이 예전만큼 쉽지 않아지면서 검사들이 법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법관임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진로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법관임용 대상자 중 검사 출신으로는 정일두(사법연수원 44기), 김해슬·김인선(45기), 곽병수(46기), 이광세·서민욱(47기), 김기웅·김혜리(48기), 조아영·정초롱·전여민·임주연(49기)이 포함됐다.

이외에 변호사시험 출신 검사로는 이용정(2회), 주영선(3회), 공소정(6회), 한경우·최윤미·조예림·임여은·박종현·박슬기·김수현(7회), 조진희·이인영·우승민·안수진·손용기·김태훈(8회), 최인혁·이하은·손은선·김현균(9회)이 이름을 올렸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