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정부 특사단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을 만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한국에 무언의 압박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 특사단은 25일 중국 베이징 상무부에서 왕 부장과 면담하면서 한·중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단장은 "양국 관계가 지금까지 수직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수평적 관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때로는 경쟁하되 협력할 분야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기를 희망한다"며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을 활성화하고 특히 패스트트랙과 그린채널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이고 파트너"라며 "지난해 양국 무역은 3820억달러를 돌파했고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2대 무역 파트너국이 됐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중국은 353억달러의 대한국 무역 적자를 기록했는데, 양국 간 무역 구조로 인한 정상적인 현상으로 우리는 이 적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무부장 면담 일정은 전일 저녁 급하게 조율됐다. 당초 왕이 외교부장 면담이 지난 25일로 예정됐는데 갑자기 하루가 앞당겨지면서 상무부 면담이 추가됐다.
특사단은 이날 닝푸쿠이·추궈홍·싱하이밍 등 전직 주한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뒤이어 교민사회와 재외국민 기업인 등과 면담도 진행했다.
특사단은 오는 26일에는 한정 국가부주석과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