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리더
마틴 데이비스 누빈 내추럴 캐피털 글로벌 대표
“2050년, 약 90억 인류를 부양하려면 농업생산성은 훨씬 더 높아져야한다.” 마틴 데이비스 대표는 농업 생산성이 최소 60% 이상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 자연 기반 솔루션에 대한 투자가 식량과 섬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환경에도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누빈 내추럴 캐피털의 포트폴리오는 2024년 기준 47조 칼로리 이상을 생산했다. 이는 남아공 인구 6500만 명의 연간 필요 칼로리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3690억g 이상 단백질을 생산해 칠레 인구 2000만 명의 연간 단백질 섭취량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기도 하다.
세계식량위기보고서(GRFC)에 따르면 현재 2억94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해 데이비스 대표는 “민간 부문, 특히 농지에 투자하는 자연자본 투자자들은 글로벌 식량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경작법, 생태계 서비스, 생물학적 해충 방제 등을 통한 농업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칠레에서 진행 중인 지렁이 퇴비(vermicompost)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다. 농업 부산물을 활용해 토양 영양분과 미생물을 강화함으로써 현지 헤이즐넛 농지의 토양 건강을 개선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누빈 내추럴 캐피털은 개발도상국의 중산층 성장과 단백질 소비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32년까지 개발도상국의 육류 단백질 소비는 1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곡물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비스 대표는 “물이 점점 희소해지는 시대,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농지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처럼 인구가 많은 국가는 경작지와 수자원 부족으로 수입 농산물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농업의 외부효과가 연간 12조700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러한 비용을 고려한 새로운 글로벌 기준과 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연자본 투자는 단순히 수익을 넘어 사회적·환경적 성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데이비스 대표는 “농업의 외부효과는 12조700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러한 비용을 감안한 새로운 글로벌 기준과 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누빈 내추럴 캐피털은 농지와 임야에 투자하며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독자적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토양 건강, 수자원 사용, 온실가스배출 수확량 등 다차원적 지표를 활용해 기후·자연·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한다.
데이비스 대표는 “정밀농업과 재생농업을 통해 농협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AI 알고리즘은 작물의 질병을 조기 감지하고, 농약과 물 사용을 최적화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또 미세조류를 활용한 토양 개선 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마이랜드(MyLand)와 협업해 1100에이커 규모의 농지에 미세조류 시스템을 시험 적용 중이며, 물 사용 효율과 수확량을 동시에 높이는 혁신적 방법도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연자본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농지는 경제 사이클과 상관없이 안정적 자산으로 평가되며, 여기에 탄소·생물다양성 크레디트, 자연 기반 관광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는 “토지 투자는 원자재보다 유동성이 낮지만, 장기적 농지 가격 상승과 지속가능성 가치를 고려할 때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마틴 데이비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 누빈 내추럴 캐피털이 추구하는 핵심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의 비전은 경쟁력 있는 재무 수익률을 달성하면서도 기후와 환경,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농지와 임야에 대한 책임 있는 투자를 통해 인구 증가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식량·섬유·목재를 공급하고, 탄소 격리를 통한 기후 솔루션 제공, 그리고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위험조정수익률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 자연자본 자산운용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 생태계 건강, 지역사회의 웰빙, 기후변화 대응을 고려하면서도 투자자가 기대하는 성과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 식량 불평등 해소에서 자연자본 투자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2050년까지 90억 인구를 부양하려면 농업 생산성을 60% 이상 높여야 한다. 하지만 도시화, 토양 황폐화, 수자원 부족은 생산 능력을 제한한다. 자연자본 투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예컨대, 누빈의 포트폴리오는 2024년 기준 47조 칼로리와 3690억g의 단백질을 생산했다. 이는 남아공 6500만 명의 연간 칼로리 필요량, 칠레 2000만 명의 연간 단백질 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우리가 글로벌 식량안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농업 생산성을 지속가능하도록 60% 이상 높이는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5가지 핵심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정밀농업 기술을 통해 변량시비, 토양 수분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으로 투입재를 최적화하고 수확량을 증대한다. 재생농업으로 토양 건강을 강화해 장기 생산성과 탄소 격리 능력을 높인다. 또 기후 적응 작물 품종은 가뭄 저항성 품종 등 지역별 기후변화에 맞춘다. 수자원 관리 혁신으로는 관개 시스템 현대화, 저수지·수로 라이닝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물을 사용한다. 식품 폐기물 감축으로는 공급망 전반에서 낭비를 줄여 생산성을 제고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필요한 생산성 향상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달성할 수 있다.”
- 다양한 지역에서 농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중시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역과 무관하게 몇 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양질의 토양, 안정적 수자원, 적합한 기후를 갖춘 토지를 본다. 법적·규제적 측면에서는 재산권 보호, 법치주의, 무역협정을 중시한다. 또 공급망 인프라, 노동력, 기술 발전 잠재력 같은 현지 시장 역량을 고려하며 기후 리스크, 생물다양성, 지역사회 관계 같은 환경과 사회적 요소를 평가한다. 재무적 기준은 수익성과 장기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이며, 단기 수익보다 수십 년간 지속가능한 성과를 추구한다.”
- 자연과 사람을 강조하는 투자 방식이 새롭다.
“환경적·사회적 요인을 고려하는 것은 ‘착한 투자’를 넘어 리스크 관리와 가치 창출의 핵심이다. 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이며, 정밀농업과 재생농업은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또 지속가능하도록 생산된 농산물의 프리미엄, 탄소·생태계 서비스 시장은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 장기투자 성향의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높게 평가한다.”
- ESG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투자 모델에 반영하고 있나.
“농지 ESG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전 세계 포트폴리오에서 100개 이상 지표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모범 사례를 발굴한다. 30여 개 글로벌 인증으로 제3자 검증을 받고 있으며, 탄소회계에서는 토지 유형별 탄소 격리율과 배출량을 측정한다. 또 시나리오 분석으로 기후 리스크를 평가하고 자연자본 회계를 통해 재무 성과와 환경 성과의 연계성을 제시한다.”
- AI 기반 정밀농업과 마이랜드 미세조류 시스템 효과는 무엇인가.
“AI와 머신러닝은 농지 내 필요한 부분에만 자원을 투입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인다. 이미지 인식으로 병충해를 조기에 탐지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마이랜드와 협업한 미세조류 시스템은 토양 내 토착 미생물을 배양해 다시 공급하는 방식으로, 아몬드·피스타치오 농장에 적용해 토양 건강과 수분 보유력, 생산성 개선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국과 관련한 전략은 무엇인가.
“아시아는 중요한 생산지이자 소비시장이다. 우리는 호주·뉴질랜드 투자로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공급망에 연결하고 있다. 또 한국 식품기업과의 공급망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한국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와의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방어와 ESG 효과가 결합된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우리의 전략과 매우 잘 맞는다.”
- 앞으로 10년, 누빈 내추럴 캐피털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는 단순한 자산운용사를 넘어 종합적 자연자본 솔루션 제공자로 성장할 계획이다. 탄소 격리, 생물다양성 크레디트, 수자원 관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고 기후 스마트 재생농업과 임업 분야의 업계 표준을 만들어갈 것이다. 또 식품 기업, 보존 단체, 기술업체와 협력 모델을 확대해 통합적 해법을 제시하고 표준화된 지표를 통해 재무적 가치와 자연자본 가치를 동시에 투명하게 반영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재무 성과와 환경 보존이 양립 가능한 수준을 넘어 서로를 강화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사진 누빈 내추럴 캐피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