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업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로 명품을 비롯한 프리미엄 상품 강화에 힘 쏟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함께 향수, 시계 주얼리 등 고가 카테고리를 단독으로 선보이는 등 '콘텐츠 차별화' 전략으로 VIP 모객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면세점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객 증가에도 매출 회복세가 더디다. 고환율 부담에 소비자들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고, 기존 '면세점 큰손'이었던 중국과 동남아 단체관광 회복이 늦는 데다 여행 트렌드도 단체객 중심에서 개별여행객(FIT)으로 달라진 점도 수요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는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상품 확대와 한정판 출시, 브랜드 협업, 체험형 매장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은 세계적인 니치 퍼퓸 브랜드 푸에기아 1833과 BDK퍼퓸 매장을 시내 면세점 중에선 처음 선보였다. 모든 제품을 천연 원료를 기반으로 전 세계 400병 이하로만 생산한다. 각 병에는 개별 넘버링이 새겨져 마니아층 사이 소장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시내 매장에서는 기존 인천공항점에서 소개된 20종 향수에 더해 명동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10종을 포함 총 30종 컬렉션을 선보였다. BDK퍼퓸은 신세계면세점 단독 출시된 10mL 파리지엔느 컬렉션 3종을 비롯해 2025년 한정판 'BDK 퍼퓸 X 에딧 카롱 컬렉션'을 한국 단독으로 론칭했다.
또한 국내 시내면세점 최초로 '프라다 뷰티' 매장 문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2터미널에 국내 면세점 최초로 입점한 인천공항점과 동일하게 프라다의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 디자인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고객은 전 제품 체험과 1대 1 맞춤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명동 본점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희소성과 예술성을 갖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세계적 니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새로운 문화적 영감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시계·주얼리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최근 명품 시계와 주얼리 수요가 늘면서 최근 3개월간 매출이 직전 같은 기간 대비 약 25% 증가했다. 쇼메, 프레드, 메시카, 포멜라토 등 단독 브랜드의 3개월간 매출 역시 직전 같은 기간 대비 평균 3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이탈리아 하이주얼리 메종 다미아니 명동본점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롯데면세점은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와 매장 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계와 주얼리에 대한 고객들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차별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최적의 쇼핑 환경을 제공해 카테고리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의 차별화 전략은 다음 달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을 앞두고 한층 분주해지고 있다. 비자 발급 비용과 절차 없이 입국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단체 관광객은 개별관광객 대비 객단가가 높다. 또한 수익성 비중 가운데 단체 여행객이 최대 70%가량을 차지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면세업계는 중국 현지 사무소와 연계를 통해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 활성화에 나서고 결제 편의성 개선, 할인 프로모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 시행은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단체 관광객이 얼마나 유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프로모션과 마케팅 강화를 통해 단체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