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산물 수입·CPTPP 가입·과거사…과제 남았다

입력 2025-08-24 18:03
수정 2025-08-25 01:50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렸지만 양국 사이 남은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3대 과제’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과거사 논란 등을 꼽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는 포괄적으로 논의됐지만 구체적으로 얘기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로 후쿠시마현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고, 일본은 수산물 수입을 개방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의 일본 수산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본은 앞으로도 끈질기게 수입 규제 폐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수산물 수입 문제는 CPTPP 가입 여부와도 연결된다. CPTPP에 가입하면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담에선 CPTPP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태평양 연안국 경제협력 기구를 만드는 것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만큼 향후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일본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며 “이제 시작해야 할 장기 과제”라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두 정상이 “과거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협력을 추동할 수 있을지 등 다소 철학적 인식, 기본적 접근을 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양국 정치권, 시민단체 등에서 언제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뇌관인 과거사 문제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지만, 공개 발언에서는 ‘반성’이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 않았다. 일본 정계에서는 더 이상 반성과 사죄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자민당 내 보수 세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도쿄=한재영 기자/김일규 특파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