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 임원회의 자리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뜻밖의 이름을 불렀다. 회의의 초점은 그룹 전략 논의였지만, 그는 한 실무진 직원을 호명하며 “이번 성과를 이끈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냈다.
임 회장이 언급한 직원은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우리금융 편입 환영 행사를 주도한 정모 과장이었다. 임 회장은 “보험사 직원들이 새로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원증과 휘장을 선물로 제공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은 임원회의에 실무 직원을 참석시키고 있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을 맡은 뒤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문화다. 임원회의에 매달 실무진 직원을 초대해 성과를 소개하고 직접 격려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직원이 임원진의 공개적인 칭찬을 받았다. 임 회장은 “감사와 인정은 조직을 단단하게 묶는 힘”이라고 강조해 왔다.
우리금융은 조직 내 칭찬문화를 제도화하기 위해 사내 앱 기반의 ‘땡큐토큰’ 제도도 운영 중이다. 모든 직원이 매달 일정 수량의 토큰을 받아 동료에게 감사 메시지와 함께 전달할 수 있다. 2023년 12월 첫 도입 후 반년 만에 주고받은 칭찬 건수가 200만 건을 넘어섰다.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의 행보를 ‘원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한다. 한일·상업은행 출신 구분을 없애고, 최근 편입된 동양·ABL생명에도 빠르게 그룹 문화를 심어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내부 결속과 성과 창출을 동시에 겨냥한 조직 관리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