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가 23일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가 안 의원에게 회동을 요청해 회동이 성사됐다. 두 사람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내부 혁신을 비롯한 당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야권에서는 이날 회동을 두고 김 후보가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안 의원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김 후보는 안 의원과 1시간가량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특별한 조직을 많이 가진 건 아니지만 서로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 내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건 서로 간 확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회동에 대해 "서로 선거 때 고생한 이야기도 하고 당이 힘을 잘 모아서 이재명 정권이 잘못하는 것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경제 분야도 그렇고 한미동맹을 비롯한 안보 관계도 잘돼야 하는데 잘 못 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탄파' 주자인 김 후보는 전날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분들이 당내에 필요하다"며 안 의원을 향한 포용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김 후보는 이날 회동이 끝난 뒤에도 '안 후보의 혁신에 대한 생각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혁신 중에서 대선 백서를 내자는 말씀은 받아들일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회동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라며 "단지 저는 우리 당이 혁신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옹호 세력과도 절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후보와 함께 결선에 오른 '반탄파' 장동혁 후보는 "다른 후보 지지표를 얻기 위해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는 오는 24~25일 진행되는 책임당원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26일 최종 승부를 가리게 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