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루비오 장관 만나 韓美회담 의제 점검

입력 2025-08-23 12:17
수정 2025-08-23 12:19


조현 외교부 장관(사진·오른쪽)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났다. 조 장관은 한·일 정상회담 차 일본을 찾은 이 대통령보다 먼저 미국에 도착해서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외교부는 조 장관이 루비오 장관 등과 이 대통령의 첫 방미를 위한 사전 준비 협의를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 면담엔 앤드류 베이커 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가안보부보좌관도 동석했다. 조 장관은 “이번 회담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공적인 회담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에 공감하고 “양측에서 승리를 안겨주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조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에 동행하지 않고 미국을 찾는 데 대해 국내 외교가에선 많은 해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먼저) 방미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정상회담의 성공적 준비를 위해 최종 점검하는 절차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현재 미국에 있다. 외교부가 이날 조 장관의 방미 일정만 따로 밝힌 것은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회담에서 논의될 미래 지향적 의제, 안보,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을 점검했다. 또 지난달 말 관세 합의에 대해 ‘일부 미합의 사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통상당국 간 협의가 원만하게 좁혀지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세부 협의 사안’이 남았다고 해왔다. 미합의 사안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장관은 한·일 및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대통령이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방미를 추진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앞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두 장관은 북한 문제 및 지역 정세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대북 대화 의지와 신뢰 구축 노력을 설명했다. 두 장관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조 장관은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났다. 한·미 관세 협상의 후속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한·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