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에…포천힐스, 냉풍기 풀가동하고 무료 얼음물도

입력 2025-08-22 17:24
수정 2025-08-22 23:48
“덥죠. 가끔 바람이 불어주면 버틸 만한데….”

2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라운드 송가은·하다인·서연정 조의 티샷을 지켜보던 윤영조 씨(72)는 “덥다며 집에 있으려던 친구를 무작정 데리고 왔는데, 우산을 잘 씌워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 포천시에는 오전 11시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불볕더위는 선수들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언덕이었다. 낮 12시24분 경기를 시작한 배소현은 첫 홀 티샷을 휘두르기 직전까지 넥쿨러를 목에 두르고 있었고, 박지혜는 상대 선수인 김나영에게 얼음주머니를 대줬다.

오전 조인 김민솔은 2라운드 종료 후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날씨를 고려해 체력 관리를 잘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최대한 시원한 옷을 챙겼고, 우산을 자주 쓰면서 보리차로 수분을 보충했다”고 말했다. 오후 조였던 이다연은 “(그간 치른 대회 중) 제일 더웠다. 후반에 체력이 달려 조금 아쉬운 샷이 나왔다”고 했다.

갤러리들 역시 토시와 챙 넓은 모자, 쿨링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채 카트 로드에 드문드문 드리운 그늘을 찾아 헤맸다. 저마다 손선풍기, 부채, 얼음물 등으로 양손이 꽉 차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모바일한경을 구독한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한 넥쿨러를 두른 갤러리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서모씨(55)는 “무더위가 예고된 만큼 우산과 음료수를 든든하게 챙겨 왔다”며 “덥지만 최대한 끝까지 경기를 관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열린 포천힐스CC는 선수들이 잠시나마 땀을 식힐 수 있도록 가든 코스의 2번홀, 8번홀, 팰리스 코스의 13번홀, 16번홀에 에어렉스 냉풍기를 설치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오후 3시께, 김수지가 13번홀 티잉구역에서 냉풍기를 껴안고 열을 식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주최 측은 첫 티가 시작되는 1번홀, 10번홀에는 선수 전용 아이스박스를 둬 얼음물을 필요한 만큼 꺼내 마실 수 있게 했다. 온열질환자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의료진도 상시 대기했다. 일부 홀에는 파라솔과 그늘막 등을 둬 잠시라도 햇볕을 피할 수 있게 했다. 갤러리플라자에 BC카드와 네이버페이가 공동으로 운영한 부스는 시원한 에어컨에 아이스크림으로 갤러리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포천=장서우/최한종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