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개미 톱픽 떠오른 '日판 스트래티지'

입력 2025-08-22 17:07
수정 2025-09-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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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가 일본 호텔 체인에서 비트코인 투자회사로 변신한 메타플래닛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메타플래닛 주가는 ‘일본판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불리며 올 들어 급등했지만 고평가 논란과 공격적인 유상증자 계획으로 최근 하락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6월 이후 일본 증시에서 메타플래닛 주식을 총 1073만달러(약 14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인 가와사키중공업(336만달러)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메타플래닛은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출신인 사이먼 게로비치가 2010년 설립한 비즈니스호텔 체인이다. 한때 12개 호텔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트코인 투자사로 전환했다. ‘비트코인 호텔’로 리모델링한 도쿄 지점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매각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메타플래닛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1만8888개로, 전 세계 상장사 중 다섯 번째로 많다.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자 메타플래닛은 일본 증시에서 뜨거운 종목으로 떠올랐다. 최근 주가 급락에도 지난 1년간 상승률이 557.98%에 달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없는 일본에서 ‘절세 계좌’인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통해 상당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지난달 이후엔 주가가 27.07% 급락했다. 스트래티지 등 미국 비트코인 투자사와 비교해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며 공매도가 쏠린 결과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메타플래닛의 공매도 대차잔액은 전체 발행주식의 13%다.

별도 영업 활동 없이 신주와 회사채 발행만으로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충당하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란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 매입 초기 5700만 주이던 발행주식은 3년 새 4억5900만 주로 급증했다. 지난 4년간 회사채를 발행한 횟수는 12회다. 게로비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027년까지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1%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