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비관론이 40%에 가까워져 대선 전으로 회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향후 1년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35%가 '좋아질 것', 39%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22%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4%는 의견을 유보했다.
갤럽은 "경기 낙관론은 지난 6월 8년 내 최고치(52%)에서 두 달 만에 17%포인트 감소, 같은 기간 비관론은 최저치(25%)에서 14%포인트 증가해 대선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며 "40·50대, 성향 중도층, 자영업 종사자, 생활수준 하층 등에서의 변화폭이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달 비관론이 31%로 직업별 지표에서 평균 수준이었던 자영업자의 비관론이 한 달 만에 17%포인트 오른 48%로 집계돼 이달 지표가 가장 안 좋은 직업군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자영업 불경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현 정부 출범 후 급등한 코스피는 3100~3200선에 머물며, 아직 장중 기준 역대 최고치(2021년 6월 16일 3316.08)를 넘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5000 달성을 공약했으나, 금융시장은 지난달 말 발표된 대주주 기준 확대 등 관련 법안과 미국발 불확실성에 일단 관망 중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2017년 9월 이후 해당 기관이 매월 실시한 경기 전망 조사에서는 대체로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 낙관론이 비관론을 1%포인트나마 앞선 것은 문재인 정부의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 낙관론 35%(비관론 22%), 백신 접종 가속화로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걷히던 시기인 2021년 6월 38%(비관론 28%)를 포함해 지난달까지 11번에 그친다.
경기 낙관론은 대체로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신뢰 정도가 강한 이들에게서 높은 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인 12월에는 보수층의 경기 비관론이 늘고, 진보층에서는 줄었으며 중도층은 거의 변함없었다.
1~2월 지속된 국가적 리더십 부재 국면에는 성향별 경기 전망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고, 윤 대통령 파면 선고 후인 4월부터는 진보층에서 낙관론이 급증했다. 다만 진보층에서는 대통령 취임 직후인 6월 낙관론 고점(78%)에서 7·8월(60%대) 잦아들었고, 중도층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CATI)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