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신축건물 탄소중립 시대 개막…호남권생물자원관, 국내 첫 '1등급 인증' 획득

입력 2025-08-22 09:14
수정 2025-08-28 00:58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섬·연안 생물교육관이 국내 공공 신축 건축물 가운데 처음으로 '탄소중립건축인증(ZCB)' 1등급 본인증을 획득했다. 건물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정량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앞으로 공공 건축물의 탄소중립 설계 확산을 앞당길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건축 전 과정에서 탄소 저감 실현

한양대학교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ZCB센터)는 22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연안 생물교육관이 지난달 17일 국내 최초로 ZCB 1등급 본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은 건축 설계, 자재, 시공 공법, 설비 시스템 등 '건축 행위 전 과정'의 탄소 배출 저감 요소가 반영된 첫 사례여서 주목받고 있다.

평가 결과 탄소중립건축지수는 기준치를 웃도는 103.23%를 기록했다. 특히 심사 이동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 배출까지 산림청의 '탄소 크레딧'으로 전량 상쇄해, 인증제 외연을 넓힌 모범 사례로 꼽힌다.

기존 제도를 넘어선 '완결형 인증'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기존 제도는 주로 준공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과 운영 단계의 배출량 평가에 집중해왔다. 반면 이번 인증은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며 탄소 감축 계획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 수치로 검증했다. 이는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한 '완결형 인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간 시장에도 파급 효과 예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사례는 공공 부문 첫 적용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건축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며, 민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아파트, 오피스, 상가 등 민간 건축물에서는 분양성과 자산 가치 제고를 위해 탄소중립 인증 확보가 주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미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인증 인력을 확보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건축인증을 받은 주거용 건물은 건강, 에너지 효율, 안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돼, 분양 성과와 장기 자산 가치 인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증기관의 역할과 국제 연계성

한양대학교 ZCB센터는 국내 최초로 건축물 생애주기 전반을 정량 분석해 인증을 부여하는 전문기관이다. 센터는 국제 기준(ISO 14064-2, ISO 14067 등)에 부합하는 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설계부터 시공, 운영, 해체를 아우르는 인증 절차를 갖췄다.

태성호 센터장(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은 "건축물은 국가 전체 탄소 배출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설계부터 해체까지 포괄하는 이번 인증은 국내 모델을 넘어 국제 기준으로 확산시킬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ZCB센터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공공 건물은 물론 민간 건물까지 '탄소중립건축인증'을 적극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