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생 괴물 신인' 김민솔, 62타로 코스레코드 찍었다

입력 2025-08-21 19:07
수정 2025-08-21 19:35


“지난주에는 샷이 잘 안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주에는 잘 따라와줬어요.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가고 코스레코드까지 세워서 기뻐요”

21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우승 상금 2억7000만원·총상금 15억원) 1라운드를 마친 김민솔의 표정은 환하면서도 다소 얼떨떨해보였다.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8개로 10언더파 62타, 포천힐스CC의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직후였다. 김민솔은 "연습라운드에서 썩 잘 잘 치지 못해 이런 기록을 세울지는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김민솔이 기록한 10언더파 62타는 2019년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김시원이 세운 9언더파 63타에서 한 타 더 줄인 새로운 코스 레코드다. 공동 2위(8언더파 64타)인 김수지, 이다연과는 2타 차를 벌렸다.

이는 김민솔을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드림투어 4번째 우승을 거두기 전 센터 퍼터로 교체했는데, 지난주부터 퍼트가 잘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남은 라운드도 퍼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거리감에 집중하면서 경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솔은 타이틀리스트 스카티카메론의 팬텀5 S를 사용하고 있다.

김민솔은 첫 홀(파5)부터 버디로 시작해 전반에만 4개를 낚았다. 후반 들어 4개 홀 연속 파를 지켜나가다가 14홀부터 4연속 버디를 기록한 후 마지막 홀에서 9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김민솔은 이번 시즌 드림투어 11경기를 뛰어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드림투어 절대강자’로 단숨에 떠올랐다. 지난달 23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파크CC(파72)에서 열린 드림투어 휘닉스CC 드림투어 11차전(총상금 7000만원)에서 상금 랭킹 1위(5204만원)에 오르며 내년 KLPGA투어 시드를 사실상 굳혔다. 지난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도 코스레코드 타이기록(7언더파 65타)을 내며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3라운드에서 주춤하며 최종 공동 3위(19언더파 269타)로 대회를 마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이 2006년생 김민솔은 한때 세계 랭킹 2위까지 오르며 차세대 유망주로 꼽혔다. 제주지사배, 블루원배, 송암배, 드림파크배, 그리고 전국체전 등 굵직한 대회에서 우승했고, 2023년 세계아마추어 팀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딴 기록이 있다.

지난해 7월 프로 전향 후 드림투어에서 뛴 김민솔은 올 시즌 정규투어 입성을 노렸다.하지만 시드전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올해 드림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강자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에는 초청선수로 참가해 코스레코드까지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김민솔은 "올해 정규투어 입성이 목표였는데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 많이 아쉬웠지만 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저를 한단계 성장시켜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가장 달라진 점은 코스 공략이다. 그는 "예전에는 시야가 넓지 못했다. 핀만 보고 치고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지난 겨울 프로님과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전략을 대입해보며 골프를 많이 배우려 했다"고 털어놨다.

최고의 시작을 만들어낸 김민솔은 고지원처럼 우승으로 정규투어 직행을 노린다. 그는 "지난주 대회 3라운드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처음으로 챔피언조로 경기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런 경험들이 쌓여 이제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방긋 웃었다. 이어 "남은 라운드에서도 퍼팅에 집중하며 오늘 만들어낸 기회를 잘 살려보겠다"고 다짐했다.

포천=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