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메이저대회잖아요. 선수들이 ‘각성’하고 나온 것 같아요.”
21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를 6언더파 66타, 공동 5위로 마무리한 홍정민은 “대회 첫날부터 분위기가 진짜 치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승상금 2억7000만원, 총상금 15억원으로 올 시즌 최고 상금 대회인 이번 대회는 첫날부터 리더보드 상단에 강자들의 이름이 빼곡했다. 지난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29언더파를 쳐 KL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한 홍정민, 투어 최다 우승을 눈앞에 둔 박민지가 새 기록을 위한 시동을 걸었고 노승희·방신실도 다승왕 경쟁 판도를 흔들 발판을 마련했다.
박민지는 이날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치며 홍정민과 나란히 공동 5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 대회 2022·2023년 2연패의 주인공인 박민지는 투어 통산 19승 보유자다. KLPGA투어 최다승 기록(20승)까지 남은 것은 단 1승. 박민지는 “코스를 잘 알고 있을뿐더러 통산 20승에 도전하고 있기에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지금 이 순간 치는 샷에 집중해 최고의 플레이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낮 12시24분에 경기를 시작한 홍정민은 2·4번홀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그는 “혼신의 힘을 쏟은 직전 대회의 피로가 남은 데다 날씨가 더워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5번홀쯤부터 조금씩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퍼트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에 퍼트감이 더해지며 홍정민은 2주 연속 우승을 위한 순조로운 첫발을 내디뎠다.
직전 대회에서 커트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방신실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며 시즌 3승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KLPGA투어 대표 장타자인 방신실은 이날 대부분 홀에서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으며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러프가 길어 일단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 덕분에 13개 홀 가운데 단 1개 홀을 제외하고 모두 페어웨이를 지키며 실수를 줄였다.
KLPGA투어 대표 롱아이언 강자 노승희는 자신의 장점을 한껏 살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노승희는 그린적중률 77.78%의 날카로운 샷을 앞세워 버디 찬스를 만들어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