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강원 양양군 낙산사에서 발생한 산불로 보물 479호인 동종이 녹아내렸다. 1000도가 넘는 화염 속에서 건물 20여 채가 무너져 내렸지만 국보급 문서와 도자기를 담은 금고는 살아남았다. 선일금고처럼 특정 분야에서 장기간 절대 강자 지위를 지켜온 한 우물형 기업이 많다. 1972년 설립된 선일금고는 내화금고를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 잡게 했다. 선일금고와 부일금고, 범일금고, 디프로매트 등 국내 4개 업체가 내화금고 분야에서 세계 5위 안에 들며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았다.
반도체 장비 기업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혔다. 이 회사는 세계 반도체용 레이저 마커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웨이퍼 결함을 없애는 열처리(어닐링)와 웨이퍼를 개별 칩으로 분리하는 커터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1985년 설립된 동성화인텍은 액화천연가스(LNG)선에 쓰이는 핵심 기자재인 초저온 보랭재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영하 163도 이하 극저온에서 LNG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금용기계는 세계 선박엔진 밸브 시장의 65%를 차지한 비상장 기업이다. 2006년 선박대형디젤엔진용배기밸브, 2023년 선박대형 디젤엔진용 배기밸브 스핀들을 세계일류상품 반열에 올려놨다.
제철소 고로에 바람을 불어넣는 풍구를 생산하는 서울엔지니어링은 20년 넘게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엔 제철소 압연 기계 분야에서도 세계일류상품을 내놨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