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한동훈 배신' 발언 부인…"내 말 아닌데 신평 왜 그러나"

입력 2025-08-21 14:03
수정 2025-08-21 14:16


김건희 여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세번째 출석한 가운데 앞서 보도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관련 발언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김 여사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선임된 변호인도 아닌 신평 씨가 특정 기자의 요청에 따라 무단으로 김 여사를 접견하고 민감한 사건 관련 발언을 쏟아낸 행위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건 당사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향후 재판에도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한 언동"이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진정으로 김 여사를 위한다면 언론 앞에서 관계를 과시하고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신, 최소한의 절제와 신중함을 보였어야 한다"면서 "신평 씨는 오히려 본인의 정치적 견해와 상상을 덧씌워, 마치 그것이 김 여사의 발언인 양 왜곡해 전달하는 불순한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김 여사 접견 결과 '한동훈이 배신하지 않았으면 무한한 영광을 누렸을 것'이라는 발언은 김 여사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님이 명확히 확인됐다"며 "그렇다면 누가 의도적으로 ‘떠본 말’을 흘려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가. 신평 씨가 주도적으로 특정 기자와 결탁해 떠본 뒤 이를 밖으로 흘려내며 본인 의견까지 합쳐 전파하는 것은 명백한 여론 조작이자 언론플레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김 여사는 현재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져 있어 장시간 대화를 이어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눈에 초점조차 없고 힘이 빠진 상태에서 오랜 발언을 이어갈 수 없는 분에게 신평 씨가 자신의 정치적 언설을 선제적으로 덧붙여 마치 여사의 말인 양 외부에 흘리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평 씨는 접견 신청을 '대통령이 보낸 사람'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승낙을 받아냈으나 실제로는 특정 기자의 요청에 따라 김 여사를 떠보기 위해 들어갔다"며 "이는 접견 절차를 악용한 기망적 행위이며, 변호사라는 직함을 가진 자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신 변호사 발언 관련 보도를 듣고 "내가 한 말이 아닌데 신평 왜 그러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자신에게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우울증 증세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 "너무나 수척해 앙상한 뼈대만 남은 상태"였다. 그는 또 "김 여사가 '한동훈이 어쩌면 그럴 수가 있냐', '한동훈이 배신하지 않았다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있었을 것 아니냐'고 한탄했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해 질문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김 여사가 '이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어서 '무엇보다도 사람을 키울 줄 아는 분'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으며, 구속 후 두 차례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기간은 8월 31일까지 연장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1시 17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후 2시부터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관해 피의자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