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된 김건희 여사가 "서희건설이 정권과 짜고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연합뉴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최근 김 여사를 접견했을 당시의 이 같은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특검팀에 자수한 일에 대해 억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앞서 김건희 특검팀에 '김 여사에게 맏사위 인사청탁을 위해 6000만원대의 반 클리프 목걸이 등 귀금속을 건넸다'라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 여사는 이 회장이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그와 교류하기 시작했다고 신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 회장이 기도회 회장으로 취임한 건 2020년 11월이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장점이 뭐냐"고 물어 "사람을 키울 줄 안다"고 답했다고 했다. 김 여사는 신 변호사에게 윤 전 대통령을 만나면 꼭 같은 설명을 해달라고 당부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신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 여사 접견 후 확인한 상황을 전했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는 접견실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요?'라고 했다"며 "요즘 이 생각에 골똘히 사로잡혀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하며 "어쩌면 그럴 수가 있었느냐"며 "그가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김 여사를 위로하고, 한 전 대표를 용서해볼 것을 권했다고 했다.
김 여사의 모습에 대해서는 "수척해 앙상한 뼈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묘사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됐다. 오는 21일 오후 2시 구속 후 세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