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구조조정…에틸렌 370만t 감축

입력 2025-08-20 17:46
수정 2025-08-28 15:59

정부와 석유화학업계가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처한 에틸렌 생산량을 최대 370만t 줄이기로 했다. 석유화학업계 핵심 원료인 에틸렌은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나오는데, 국내 NCC의 4분의 1가량을 감축하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정부는 ‘대주주의 자구 노력’을 포함한 충분한 사업 재편 계획을 제시한 기업에만 금융·세제·연구개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포함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10대 NCC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 재편 자율협약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율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내년 완공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를 합친 국내 전체 NCC 용량 1470만t의 18~25%(270만~370만t)를 기업이 ‘자율 감축’한다는 게 골자다.

기업들은 이번 자율협약을 토대로 연말까지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업계가 제출한 사업 재편 계획과 각 기업의 자구 노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지원 패키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는 기업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번에도 구체적인 구조 개편 방안 확정을 연말로 미루자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작년 12월로 되돌아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사이에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구조 개편의 3대 방향으로 과잉 설비 감축과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를 제시했다. 구조조정을 하되 인력 감축을 최소화하라고 요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은/김대훈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