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급등하던 암호화폐 가격이 조정받고 있다. 최근 1주일 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고점 대비 약 6% 하락했고, 이더리움과 리플은 10% 넘게 급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20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30분 1억592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4일(1억6968만원)과 비교해 약 6.2% 하락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선 14일 12만4000달러를 넘긴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11만3600달러 안팎으로 8% 넘게 떨어졌다.
비트코인 외 암호화폐를 의미하는 알트코인의 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알트코인 대장주로 불리는 이더리움 가격은 국내 시장 기준 14일 653만1000원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 586만3000원으로 10.2% 급락했다. 리플 가격은 같은 기간 4558원에서 4065원으로 10.8% 하향 조정됐다.
국내외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가격 약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고 이달 14일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PPI가 발표된 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 곡선을 그렸다.
시장에서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잭슨홀 미팅이 열리는 22일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더 확산하면 암호화폐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