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19일 오후 3시 52분
한국투자증권을 따라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발행어음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18조원에 이르는 발행어음을 판매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자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우려하던 경쟁사들도 벤치마킹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말 기준 17조9724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운용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의 2배를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 한도 규정을 한계까지 채웠다. 41만 명을 대상으로 발행어음을 판매해 기업금융과 부동산 등에 투자하면서 연 1~2% 수준의 운용 마진을 얻고 있다.
다른 증권사도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KB증권은 발행어음 운용 규모를 10조5222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8.7% 늘렸다. 발행 한도의 80%까지 채운 것이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27.7% 늘린 7조8658억원을 운용 중이고, 미래에셋증권도 10.3% 늘린 8조306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발행어음 담당자는 “발행어음은 1년 미만 단기자금인데 한국투자증권은 만기가 긴 채권에 주로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다른 증권사는 만기 1년 이하 채권 위주로 안정적으로 운용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발행어음 시장이 올해 44조원 수준에서 내년 70조원대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본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획득하면 자기자본의 3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삼성, 신한투자, 메리츠, 하나, 키움증권 등도 발행어음 인가를 추진하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IB 수수료 수입만으로 한계가 있어 발행어음을 통한 이익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IMA가 허가되면 공격적인 운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