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도 셀투팩 배터리 만든다…"내년 개발 완료"

입력 2025-08-20 17:04
수정 2025-08-21 09:40
SK온이 ‘대(大)면적 냉각기술’을 적용한 셀투팩(CTP) 배터리를 국내 최초로 내놓는다. 중국 CATL, 삼성SDI 등 경쟁 업체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효율이 높은 냉각기술을 통해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셀을 곧바로 팩(배터리 모듈 묶음)에 집어넣는 셀투팩은 기존 모듈화 방식보다 같은 공간에 배터리를 더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셀투팩 기술 상용화를 위해 연내 대면적 냉각기술에 대한 선행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개발 중인 제품은 하이니켈 배터리에 적용된다. 각형과 원통형에 비해 공간 활용에 강점이 있는 파우치형을 채택했다. SK온은 대전 미래기술원에 원장 직속으로 ‘파우치 셀투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술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이 적용한 대면적 냉각기술은 배터리 셀 본방면(면적이 넓은 부분)을 직접 냉각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공간 활용 문제로 셀의 얇은 하부를 냉각하는 데 그쳤는데, 이를 셀의 본방면으로 확대한 것이다. 기존 하부 냉각 방식에 비해 냉각 성능이 세 배 이상 뛰어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SK온 관계자는 “열폭주 방지는 물론 급속 충전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셀투팩은 모듈화 과정을 없애고 칼날(블레이드)처럼 얇게 만든 셀을 팩에 바로 집어넣는 방식이다. 공간 효율을 끌어올린 만큼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다. 배터리는 셀→모듈→팩의 공정을 거치는데, 중간 단계인 모듈을 생략한 만큼 생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360아이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셀투팩 시장 규모는 지난해 59조원에서 2030년 235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셀투팩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CATL이 먼저 이 기술로 LFP 배터리 용량을 대폭 끌어올려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공략했다. 삼성SDI는 2023년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용 팩 제품에 셀투팩을 도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말 르노에 공급하는 LFP 배터리에 셀투팩을 적용할 예정이다.

SK온은 열관리 솔루션을 고도화해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선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11월 SK엔무브와의 합병을 계기로 대면적 냉각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SK엔무브의 액침냉각 기술이 SK온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올해 열 확산 기술 등 선행 기술을 확보하고 내년에 기술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