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음 타깃은 박물관…"WOKE의 마지막 부분"

입력 2025-08-20 11:50
수정 2025-08-20 15: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요 대학에 이어 이번엔 국립 박물관·미술관을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 재단을 이념전쟁의 타깃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변호사들에게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들을 조사하고, 대학들에서 이뤄진 엄청난 진전과 똑같은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미스소니언은 통제 불능이다. 거기선 우리나라가 얼마나 끔찍한지, 노예제가 얼마나 나쁜 것이었는지, 억눌린 사람들이 얼마나 성취하지 못했는지만 논의된다"며 "성공, 밝음, 미래에 관해서는 논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스미스소니언이 미국의 업적을 기리기보단 미국을 깎아내린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하버드, 컬럼비아 등 주요 대학들을 상대로 연방 지원금 삭감을 앞세워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압박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미스소니언 재단에도 전시 편향성을 문제 삼아 지원금 삭감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스미스소니언 산하기관들로부터 '부적절한 이데올로기'를 제거하고 '미국적 위대함의 상징'을 복원시키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백악관은 지난주 후속 조치 차원에서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운영하는 일부 박물관의 전시 콘텐츠에 대한 조사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진보 진영화의 '문화 전쟁'을 벌여왔는데 '스미스소니언 길들이기'도 그 일환이란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성소수자, 소수인종 등 사회 문제에서 진보적 입장을 뜻하는 워크(WOKE·진보적 가치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용어)에 경도돼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는 이날 SNS에서 "워싱턴 전역, 나라 곳곳에 있는 박물관들은 사실상 'WOKE'의 마지막 남은 부분"이라며 "이 나라는 'WOKE'가 될 수 없다. 'WOKE'는 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