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계약' 논란에 원전주 급락…"저가매수 기회 삼을만"

입력 2025-08-19 17:07
수정 2025-08-20 01:31
원자력발전 관련 주식이 19일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IP) 분쟁 종료 합의문 내용이 알려지며 수익성 악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8.60% 급락해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이 6만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두 달 만이다. 한국전력(-5.32%)을 비롯해 한전KPS(-8.70%), 우진엔텍(-8.24%), 한전기술(-8.04%), 우리기술(-7.60%), 오르비텍(-7.14%)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하락세의 배경에는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의 IP 분쟁 합의 내용이 있다. 합의에 따르면 한수원과 한전은 50년간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을 개발·수출할 때 1기당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를 발주하고,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에 달하는 기술 사용료를 내야 한다. 또 한국이 새로 개발한 노형 원자로를 수출할 때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때문에 원전 수출의 매출 이익률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증권가에선 이번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합의가 시장에 이미 알려진 조건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전 수출 수익성이 낮아진 것은 맞지만 동시에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시 미국의 제재 리스크가 줄었다”며 “제3국 수출 확대뿐 아니라 미국 원전시장 진출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변수도 주가 반등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원전 협력 논의가 있었다”며 “오는 25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