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산 경남 등 동남권 제조업의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와 맞춤형 기술인력 공급을 위해 울산과학대와 진주 연암공과대가 상생의 기술동맹을 맺었습니다.”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본지정을 위해 연암공과대와 제조 인공지능(AI) 공장 ‘심팩토리(Simfactory)’ 구축 등 3대 기술동맹 전략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총장은 “수도권 인구 쏠림과 저출생 영향으로 지방에서는 기술인력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울산과 진주 전문대학 간 기술동맹은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할 핵심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팩토리는 실물 공장과 가상 공장을 결합해 학생에게는 현장 경험을, 지역 기업에는 제조 AI 전환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핵심 시설로 주목받는다. 대학은 심팩토리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해 가상 공장을 연결하는 초광역 제조 AI 플랫폼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울산과학대는 HD현대그룹의 설계 전문 계열사 HD현대이엔티와 협력해 ‘개방형 설계센터’(가칭)를 설립한다. 연암공과대는 마이크로소버린 AI를 구축해 심팩토리와 연동하고, 지역 산업체의 디지털전환(DX)과 AI 활용을 촉진·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버린 AI는 소규모 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경량형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조 총장은 ‘해외 K테크허브’ 구축도 주목할 핵심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조 총장은 “두 대학은 HD현대와 LG의 탄탄한 협력을 기반으로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2개국에 15개 이상의 K테크허브를 구축해 현지 기술 교육과 인재 영입, 지역 정착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학은 K테크허브를 구축할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올해 2월 전문대학 최초로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제협력 선도대학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베트남 대학과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암공과대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법인, 캐나다 합작법인과 주문식 교육을 하고 있다.
두 대학은 ‘동남권 제조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공통 목표 아래 한국폴리텍VII대(창원·부산·울산·동부산·진주·석유화학공정기술연구원 등 6개 캠퍼스)와 특별연합체도 구성해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울산과학대는 화학공정, 미래모빌리티, 2차전지 산업에, 연암공과대는 DX테크, 항공 유지·보수·운영(MRO) 산업에, 한국폴리텍VII대는 기계장치산업에 특화한 맞춤형 인력 양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조 총장은 “지난해 글로컬대학 본지정 탈락 요인을 분석해 강점을 더욱 강화했고, 제조업의 어려움을 타개할 여러 전략을 실행 계획서에 담았다”며 “글로컬대 지정으로 지방 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제조업 인재를 양성할 발판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