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51.1%로 2주 연속 급락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4일 조사한 결과로 전주 대비 5.4%포인트 하락했다. 6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주 처음으로 60%대가 깨졌는데 이제는 50% 선을 지키는 것도 힘겹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역시 8.5%포인트나 급락한 39.9%로 7개월 만에 40%대가 무너졌다. 광복절 특별사면 실망감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급락한 근본적인 이유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되겠다”는 취임 때의 약속과 실제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조국·윤미향 전 의원 등의 특사를 강행한 것은 결국 국민 전체 여론보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충실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여당이 ‘반(反)기업 입법’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내일부터 열리는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을 속속 처리할 예정이다. 모두 이전의 그 어떤 법률보다 기업을 위축시키고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큰 법안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들의 간곡한 호소와 외국 기업의 ‘탈한국’ 경고에도 정청래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들은 체 만 체다. 한때 이런 문제법안들의 속도 조절을 시사한 대통령도 이제는 법안 통과를 기정사실화하며 별말이 없다. 경제 6단체는 어제 최소한 노동쟁의 대상에서 ‘사업 경영상 결정’은 제외해 달라는 것과 법안 시행 1년 유예 등 ‘3대 사항’만이라도 수용해 달라고 했다. 치명적 독소 조항이라도 완화해 달라고 호소를 넘어 애원하는 기업들에 ‘일 잘하는 실용 정부’라는 말이 얼마나 허망하게 들릴지는 물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조만간 주요 기업인을 초청해 간담회를 한다고 한다. 기업의 대미 투자를 의논하고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벌주고 때리다가 필요할 때만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이 보내는 민심의 경고를 흘려듣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