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18일 오후 4시 54분
국내 기업형 임대주택이 도심 주택난 해소에 기여할 수단이자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의 행보에 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 잔액은 52조2382억원이다. 미주(16조5320억원·35.2%) 유럽(12조5160억원·26.7%) 등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았다. 아시아는 8조3923억원(17.9%)에 그쳤는데 이마저도 대부분 호주 시장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국내 부동산에 오피스섹터 위주로 투자하고 임대주택 부문에선 투자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 특성상 전세 위주로 수익 기반이 약한 국내 임대주택에 투자해야 할 유인이 적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정책 변동성이 큰 점, 국민의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공적 기관으로서 ‘임대 장사’에 나선다는 비판이 우려되는 점도 소극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선 활발하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에만 더리빙컴퍼니가 호주 시드니에 조성하는 1000가구 규모 청년임대주택에 7억호주달러(약 63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영국 주택전문기업 롱하버의 임대주택펀드에도 3억파운드(약 5600억원)를 출자한 소식이 전해졌다.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앞지르고, 1인 가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임대주택 시장이 변곡점을 맞은 만큼 국민연금도 투자처 발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더리빙컴퍼니와 그레이스타가 사무실로 서울 마곡동 원그로브를 낙점한 것도 국민연금과의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그로브는 국민연금이 역대 국내 부동산 투자 중 최대 규모인 2조3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업무복합시설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