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치인들은 불참…반쪽 된 임명식

입력 2025-08-15 21:00
수정 2025-08-16 01:55
1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엔 보수 진영 정치인은 대부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좌우가 함께하는 ‘통합의 장’으로 임명식을 꾸리려고 했지만 사실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만 즐기는 ‘반쪽 임명식’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민 임명식엔 보수 야당을 비롯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두 전직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전달했지만, 이들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국민의힘에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의원 등을 사면 대상자에 포함한 데 반발해 현직 의원은 물론이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도 불참했다. 개혁신당도 마찬가지로 행사에 빠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광복절은 독립유공자의 날인데, 대통령이 임명장을 받겠다고 하면 그들은 병풍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우호 세력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데 반발해 임명식에 불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송 위원장에게 임명식 참석을 재차 요청했지만, 송 위원장은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송 위원장은 바로 옆자리에 앉았지만 서로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야당과 소통하지 않는 정 대표가 평소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말한 점을 빗대 송 위원장은 이날 “저도 사람하고 대화한다”고 했다.

이날 임명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엔 오후 8시께 수십 건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김형규/정상원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