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스텝업' 없는 신종자본증권 첫 발행

입력 2025-08-15 17:14
수정 2025-08-16 01:08
DB손해보험이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을 보험사 최초로 발행한다.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 변화에 맞춰 자금 조달 방식에도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다음달 1일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25일 시행한다. 투자 수요에 따라 발행 규모는 최대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에 5년 후 조기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조기상환권)이 붙어 있다. 희망 금리는 최대 3.8%다. 첫 발행인 만큼 금리가 다소 높게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발행은 기존과 달리 스텝업 조항이 빠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텝업 조항은 일반적으로 5년 후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으면 금리가 매년 일정 수준 상승하는 구조다. DB손해보험은 이를 제외하고, 콜옵션 이후 금리를 국고채 금리와 가산금리를 합산한 방식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일반투자자는 증권사가 재매각(셀다운)하는 형태로 상품을 매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DB손해보험 이후 다른 보험사도 같은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발행 금리가 높고 스텝업 조항이 없어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발행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