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변호사가 14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사법연수원 시절 소속됐던 동아리인 노동법학회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같은 학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정 장관, 이 금감원장은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이들은 연수원 1년 차인 1987년 스터디 그룹인 노동법학회를 구성했다. 이 노동법학회는 학술교류 단체인 한국노동법학회와 다른 소규모 동아리다.
인권과 노동, 민주화 이슈에 관심이 많은 일부 동기는 노동법학회에서 노동법 관련 토론을 하고 무료 법률상담 활동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1988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정기승 대법원장 지명을 반대하는 연수원생 서명 운동을 주도했으며,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노동법학회 구성원 상당수가 훗날 법조계와 정치권 및 공공 부문에서 주요 인사로 성장했다.
정치권에선 판사 출신인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문병호·최원식 전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경기 성남시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유승남·차지훈 변호사도 학회 구성원이다. 이 금감원장과 차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에서 변호를 맡기도 했다.
노동법학회 소속은 아니지만 연수원 18기로 이 대통령과 친분을 이어온 대표적 인사로는 강찬우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가 꼽힌다.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김종근 변호사, 대통령실 민정수석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오광수 변호사도 연수원 18기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