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모험자본 공급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등을 도입해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주가조작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신임 원장은 14일 취임사에서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임시 금융위 의결을 거쳐 이복현 전 금감원장 후임으로 이찬진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이복현 전 원장 퇴임 이후 두 달여 간 공석이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차관급 보직으로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어서 곧바로 취임한다.
이 원장은 "수출주도형 산업 모델을 통해 성공적인 압축 성장을 이뤄온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고착화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모방과 추격이라는 익숙한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창의적 아이디어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자금 공급 기능을 강화해 기업이 성장 자금을 시장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금융부문의 신기술 활용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 등에 관한 법적, 제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 "기업은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공정한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하고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권익이 공평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질서를 잡아나가겠다"며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이나 독점 지위 남용 등 시장의 질서와 공정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도 조속히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원장은 "PF 잔존 부실을 신속히 해소하고 정책금융과 연계해 우량 사업장의 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등 원활한 주택공급이 가능한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며 "PF 여신심사 강화, 시행사 자격 요건 보완 등 향후 PF 부실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간 세간에서 거론된 금감원장 후보군엔 없던 인사로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각종 사법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변호를 맡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아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등을 설계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