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의 주요 책임자들에게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건물 붕괴 당시 굴착기를 운전한 재하도급 업체 대표가 징역 2년 6개월로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건축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참사 책임자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14일 확정했다. 2021년 6월 사고 발생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사고 당시 굴착기를 운전하며 건물을 직접 해체했던 재하도급 업체 백솔건설의 대표 조모씨에 징역 2년 6개월, 하청업체인 한솔기업의 현장소장 강모씨에 징역 2년, 현장 관리를 부실하게 한 철거 관리자 차모씨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개월, 징역 2년 6개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감형됐다.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장소장 서모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 안전부장 김모씨와 공무부장 노모씨에게는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됐다. 석면 철거 하청을 맡았던 다원이앤씨의 현장소장 김모씨도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심에서 항소가 기각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HDC현산 측 책임과 관련해 대법원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경우 사업주가 해야 할 안전·보건 조치를 정한 산업안전보건법 38조, 39조는 원칙적으로 63조 본문에 따른 도급인의 안전·보건 조치에 관해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 조치 의무가 있으며, 이것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주의 의무의 근거가 된다고 명시했다.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의무에 관해 최초로 법리를 확립한 것이다.
이 참사는 2021년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발생했다. 철거 중이던 지상 5층·지하 1층 규모 건물이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