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다.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는 "수사가 아니라 폭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전날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이재명 정권이 만든 민중기 특검은 백주대낮에 제1야당 중앙당사에 들어와서 50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는 식의 요구를 했다"며 "이것이야말로 폭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특검이 △당원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가입일시 △당원 유형 정보 △과거 당원 탈퇴 여부 △탈당했었다면 탈퇴 일시 △당비 납부 현황 △당원별 당비 납입 계좌번호까지 요구했다며 "국민 10%의 개인정보를 다 가져가겠다는 것은 전 국민을 검열하겠다는 취지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 사실과 전혀 관계도 없는 종교 가입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500만 당원 명부를 전부 다 들여다보겠다는 영장은 근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폭압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전날 통일교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 의혹을 수사하겠다며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입당 시점이 2021년 12월부터 2024년 4월 사이인 당원 명부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했고, 특검은 이날 새벽 1시경 결국 빈손으로 당사에서 철수했다.
송 위원장은 특검이 돌아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전 새벽 1시경, 어제 오전 10시에 들어왔던 특검이 기나긴 대치 끝에 당사에서 철수했다"며 "당원 동지들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일단 오늘은 빈손으로 철수시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저는 오늘 이곳 중앙당사에 남아서 당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은 부당한 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 없다. 500만 당원의 개인 정보를 지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해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특검의 기습적인 당 압수수색은 단순한 영장 집행이 아니다"라며 "상상도 할 수 없는 야당 탄압 술책"이라고 규탄했다.
김 후보는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권의 정당 말살과 반인권적 행위를 온몸으로 막아서며 무기한 농성을 계속하겠다"며 "우리 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고 있는 틈을 타 당원 명부를 빼내려는 기도는 민주주의 체제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야만적인 탄압"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의 무도한 특검은 언제, 어디로 쳐들어올지 모른다"며 "저 김문수는 저들의 어떠한 폭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