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인천 폭우에 4명 숨져…교통·시설 피해 속출

입력 2025-08-14 08:39
수정 2025-08-14 08:45

수도권에 이틀째 쏟아진 집중호우로 경기도 북부와 인천 전역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3단계로 격상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수도권기상청은 14일 오전 7시35분을 기해 경기 양평군의 호우주의보를 '경보'로 상향했다. 이로써 호우경보 발효 지역은 양평·김포·파주·부천·고양·양주·의정부·포천·가평·남양주·동두천·연천 등 12곳으로 늘었다. 나머지 19개 시·군은 호우주의보가 유지됐다.

13일 새벽부터 14일 오전 7시까지 경기도 평균 강수량은 141.7㎜에 달했다. 파주는 누적 312.9㎜로 도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동두천 271.5㎜, 연천 270.5㎜, 김포 266㎜, 포천 257㎜ 순이었다. 기상청은 이날 저녁까지 50~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집중호우로 교통과 안전사고 피해도 속출했다. 가평군은 이날 오전 7시 48분쯤 지방도 387호선 역말교를 전면 통제했다. 연천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오전 5시 30분을 기해 '하천 행락객 대피' 기준인 1m를 넘긴 뒤 급상승했다. 파주 눌노천은 계획홍수위(5.1m)를 초과해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가 3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도로·철도 통제도 이어졌다. 동두천 국도 3호선 우회도로 터널에 토사가 유출되면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됐다. 의정부~대곡을 잇는 교외선은 13일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교외선은 15일 정상화 예정이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포천시 영북면에서는 SUV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아 조수석 70대 여성이 숨지고,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다. 김포시 고촌읍에서는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 중구 운서동에서는 40대 운전자가 호수로 추락해 사망했다.

양주에서는 산장과 도로 침수로 고립됐던 주민 36명이 구조됐다. 만송동 도로 침수로 차량 3대가 물에 잠겼지만, 탑승자 전원 무사히 탈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비와 함께 하천 범람, 산사태, 저지대 침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야영과 하천 접근을 자제하고,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기·인천=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