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255㎜ 물폭탄…도로 잠기고 철도 멈췄다

입력 2025-08-13 17:39
수정 2025-08-14 00:12

장마전선과 비슷한 정체전선이 13일 북상하면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빗길에 미끄러져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주민들이 고립되고 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동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과 경기 북부, 인천 전역, 강원 북서부, 충남 서해안에 호우경보를 발효했다. 경기 남부 일대, 강원 내륙, 충남 북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정체전선이 몰고 온 비구름대는 서울, 경기 북부, 인천 등 중부지방 서부권역에 비를 뿌렸다. 인천 영종도에서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하루 누적 255.5㎜의 폭우가 쏟아졌다. 경기 김포시에 248.5㎜, 서울 김포공항에 243.9㎜, 경기 고양시 주교동에 233.5㎜의 비가 내렸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에는 시간당 149.2㎜에 달하는 기록적인 물 폭탄이 떨어졌다.

극한호우에 수도권 일대에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 운서동, 김포 고촌읍에서는 운전자가 빗길에 미끄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과 고양시 내곡동에서는 주민들이 고립됐다 구조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로 침수 66건 등 73건의 시설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종로구 신영동삼거리 인근 도로에서는 도로파임(포트홀)이 5건 발생했다. 경기 용인시 마성터널에서는 어린이를 태운 버스가 옆으로 넘어져 6명이 다쳤다.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주요 하천과 도로 출입이 통제돼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중랑천 등 서울과 경기 11개 하천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 인천 경기 강원에 산사태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됐다. 청계천 등 서울 29개 하천과 동부간선도로 등 7개 도로는 출입이 제한됐다. 교외선 경의선 일산선 경원선 등 철도 노선은 한때 운행을 중단했다.

정체전선은 14일까지 비를 뿌린 뒤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광복절인 15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에 따라 다시 더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온다습한 서풍이 불면서 찜통더위가 예상된다. 티베트고기압까지 세력을 확장하면 이중 고기압에 따른 극한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

류병화/김영리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