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속세 물납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된 비상장 기업에 대해 주주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312개사의 비상장 주식 5조8000억원어치를 보유 중이며, 이 중 81%에 해당하는 4조7000억원어치가 넥슨의 지주회사 NXC 주식(정부 지분 30.6%)이다.
정부는 일부 기업에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배임·사익 편취 등이 불거져 국고 손실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진 면담, 개선책 요구, 회계상 장부 열람 등 상법상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기로 했다. 만약 개선이 안 되면 법적 조치를 취하고 경영진의 방만 경영이 확인되면 이사, 감사 등 경영진 교체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주주권 행사가 제한적 수준에서만 이뤄진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경영진 횡령 등 명백한 법 위반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이를 방관만 하면 그 자체가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방만 경영을 어떻게 규정할지가 논란거리다. 신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수요가 안 따라 손실을 본다면 이를 방만 경영으로 규정하고 경영진을 바꾸는 게 맞냐는 의문이 든다.
배당 확대 요구도 기업에 대한 과도한 간섭이다. 배당은 한 해 수익과 향후 투자 등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규모가 작은 비상장 기업은 매해 변동이 클 수 있다. 이런 기업에 정부가 매년 배당 증액을 요구하고 최소 배당 요구 기준을 들이대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경영진도 맘대로 바꾸고 배당도 뜻대로 한다면 물납 기업을 사실상 국영기업화하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 투자가 본업인 국민연금마저 주주권 확대 논란이 거세다. 기업 관여가 커져 연금사회주의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투자가 본업도 아닌 만큼 물납 기업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